外人 6900억 '팔자'..한달만에 최대 규모
유럽 재정위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이 신중한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프랑스 은행 신용등급 하향 소식이 들려오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한국 증시가 한가위 연휴를 보내는 동안 1~2% 하락했던 미국 증시는 간밤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다우 지수가 0.40% 올랐고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0.91%, 1.49% 올랐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63.77포인트(3.52%) 내린 1749.77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22일 1710.70으로 마감한 이후 3주 만의 최저 지수다. 거래량은 3억3504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5조7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급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총 6900억원 상당을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 8월 10일(-1조2760억원) 이후 약 한달 만의 최대치다. 외국인은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로 3230억원 상당을 팔았고 코스피 개별 종목도 3000억원 이상 팔아 치웠다. 외국인이 덜어낸 주식은 주로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과 IT 대형주로 집계됐다.
외국인이 던진 주식을 담은 쪽은 개인과 기관 투자자였다. 개인은 4560억원, 기관은 78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가운데는 연기금(1440억원)과 투신(350억원)이 매수 우 위를 보였고 증권(-220억원), 보험(-380억원), 사모펀드(-250억원) 등은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기타(국가 및 지자체)주체는 157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25계약, 1897계약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3405계약을 순매도했다. 국가 및 기타 법인은 각각 822계약, 395계약 매도 우위. 프로그램으로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수급을 악화시켰다. 주로 비차익거래(-1170억원)로 매물이 나왔고 차익거래(-170억원)도 소폭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기계 업종이 5.42% 급락했고 은행, 증권, 운송장비, 화학 업종도 4% 넘게 떨어졌다. 종이목재, 전기전자, 건설, 운수창고, 서비스 업 종 역시 3% 이상 약세. 대표적 내수 업종인 통신과 음식료품, 보험 업종이 그나마 선방해 각각 1.79%, 1.01%, 1.84% 하락하는데 그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KB금융 이 7.22% 폭락했고 LG화학(-6.65%), 현대중공업(-5.42%), 호남석유(-6.75%)의 낙폭이 유난히 컸다. 삼성전자 는 전 거래일 보다 2만7000원(-3.46%) 떨어졌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는 3~5% 떨어졌다. 포스코(-2.88%), 신한지주(-3.02%), SK이노베이션(-4.32%) 등도 하락 마감 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6종목을 포함해 106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종목을 포함해 755종목이 내렸다. 36종목은 보합 마감.
코스닥 역시 급락했다. 장 초반 소폭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던 코스닥은 결국 전 거래일 보다 18.64포인트(18.64%) 떨어진 452.30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100억원, 개 인이 17억원 상당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152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30.5원(2.83%) 급등한 1107.8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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