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20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한 근로복지 공단의 대응을 질타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7월 4일 공단의 '삼성반도체 산재 소송' 수행자인 오 모 차장과 변 모 부장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한 모 상무, 김 모 부장, 정 모 차장 등과 만났다
근로복지공단이 삼성전자측에 소송 보조참가인에서 빠지도록 취하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삼성전자측에서 거절했다. 근로복지공단은 7월4일 오후 곧 검찰에 항소 제기 의사와 함께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정 의원은 " 당시 신영철 이사장이 유가족에게 항소 여부는 마음을 열어놓고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공단의 의견을 검찰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정 의원은 신 사장에게 "근로복지공단이 사실 삼성 법무팀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라면서 "국민을 기만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신 이사장은 "항소나 항소 취하는 검찰에서 결정하는 것이고 공단 경인지역 송무팀에서 항소를 하는게 옳다고 해서 검찰에 항소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신 이사장은 처음에 "항소 사실은 7월 6일에 보고받았다"고 말했다가 "유가족과 만나서는 검찰 진행과 별도로 본부 차원에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검찰과 다시 한 번 협의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신 이사장은 "산재 근로자나 유족 입장에서는 항소를 안했으면 하지만 다른 건의 유족이나 근로자 입장 역시 대동소이하다"면서 "어떤 사건은 항소를 포기하고 어떤 건은 항소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정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거짓말이 아니다"고 거듭 부인했다. 그 과정에서 격앙된 정 의원과 고성이 오갔다.
신 이사장이 유족에 항소 사실과 이유를 미리 알려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끝까지 부인하자 정 의원은 당시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해 환노위 차원에서 검증하기로 했다.
신 이사장이 끝까지 항소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끝까지 부인하자 여당 의원들도 신 이사장을 나무랐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관련 소송이 6000건이 제기된다고 하는데 이중에서도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제일 중요한 건"이라며 "사회적 파장에 비해 관심이 부족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앞으로 재벌의 앞잡이라는 오해를 안 받도록 (이사장이)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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