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1200억원 규모 홍콩현지법인 자본금을 최소 500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럴 경우 홍콩법인 자본금은 2000억원이 넘어설 수도 있게 된다. 최근 1년 사이 대대적인 투자를 해왔던 삼성증권의 홍콩법인 보다도 700억∼800억원이 더 많아지면서 격차를 벌일 수 있게 됐다.
대우증권은 공격적인 증자를 통해 중국 등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내 IB시장에서 입지를 먼저 다진다는 포석이다. 지금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홍콩사업은 소수 법인영업 인력을 파견해 현지 기관들로부터 한국물(한국 주식ㆍ채권) 주문을 받는 데 국한됐다. 대우증권은 걸음마 수준에서 탈피,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인데, 우선은 홍콩법인을 아시아 시장의 총괄본부(헤드쿼터)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대우증권은 그동안 '스텝 바이 스텝' 전략을 취했다. 국내 증권사가 글로벌 증권사와 당장 정면승부해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추진하자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대규모 자본금을 수혈 받게 되면 공격성을 좀 더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물 세일즈뿐 아니라 해외 주식ㆍ채권 브로커리지, 해외 기업의 홍콩증시 상장, 해외 파생상품 판매 등 전방위적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내부에선 중국 인접성 등 홍콩 자본시장의 특성 등을 고려해 향후 유럽과 아메리카 법인을 총괄하는 해외사업 총괄 법인본부로 성장시키겠다는 장기 목표도 잡아놓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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