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의 자체 제작 드라마는 지상파와 종편과 겨룰 수 있을까. 최근 케이블 채널 드라마들이 눈에 띄는 약진을 하고 있다. 최근 방송한 채널 CGV <소녀 K>는 자체 최고 시청률 2.86%를 기록했다. 과거 1%의 시청률도 넘기기 어려었던 제작 초기와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세다. 단지 시청률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OCN은 <신의 퀴즈>에 이어 약 30억의 제작비를 투자, <뱀파이어 검사>를 제작했다. tvN은 <로맨스가 필요해>에 이어 <꽃미남 라면가게>를 제작 중이다. <뱀파이어 검사>에는 연정훈, <꽃미남 라면가게>에는 정일우 등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그러나 현재 대형 케이블 채널은 드라마에 투자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jTBC, 채널A, CSTV, MBN 등 종합편성채널이 곧 개국을 앞두고 드라마 라인업을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호식 팀장은 “종합편성채널이 들어오면서 분명 파이를 키워주는 역할이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지상파 외에도 볼 콘텐츠가 많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라면서 “케이블에서 자생적으로 특색 있는 드라마를 소개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된 상태여서 차별화가 가능하다”며 종합편성채널과의 경쟁에 대해 전망했다.
케이블 드라마는 장르드라마를 지상파와 종합편성 채널과 차별화 되는 부분으로 내세운다. 현재까지 발표한 종합편성채널의 드라마 라인업은 인력과 소재 등에서 지상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종합편성채널의 목적은 지상파와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케이블에서는 < CSI >, < NCIS > 등 미국의 장르드라마가 인기를 누리는 등 장르 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분명하다. 박호식 팀장은 “OCN에서 미국 드라마를 주로 런칭하면서 이런 장르드라마를 우리가 제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OCN은 올해 <야차>, <신의 퀴즈 시즌2>, <뱀파이어 검사>, <텐> 등 TV무비 4부작을 기획했다.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사물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각각의 에피소드를 가진채 단서들이 하나씩 발견되면서 큰 줄거리를 이어가는 형식은 미국드라마처럼 시즌제를 가능하게 했다. MBC드라마넷 <별순검>역시 시즌 3까지 제작됐고, <신의 퀴즈>는 현재 시즌 3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등 전반적인 반응도 좋다.
지상파 연출자들은 종합편성채널로 대거 이동했고, 지상파 방송 편성을 목표로 제작을 준비하던 스타급 작가와 드라마 제작사들 역시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작품을 선보인다. 지상파 외에 종합편성 채널이 등장한 상황에서 케이블 채널은 자신들만의 시장을 찾을 수 있을까. 박호식 팀장은 “tvN의 경우 주 시청자인 30대 여성에 맞게 현실적인 로맨스 드라마를, OCN과 채널 CGV는 장르 드라마의 특색을 살리며 소재를 조금씩 넓혀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존의 방향을 유지하며 콘텐츠를 따라 채널 브랜딩을 확실히 하겠다는 셈이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그리고 케이블 채널의 콘텐츠 전쟁이 예고된 올 연말, 케이블 채널은 그들만의 생존방식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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