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이후 급등세를 나타냈던 수도권 전셋값이 3주째 미미하게나마 떨어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대신 서울 도심과 인기 학군 지역을 중심으로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일부 지역은 연말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 공급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서울 강남과 양천구 목동 일대 등 주요 학군 밀집지역은 겨울 방학 전까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적인 8학군 강남구 대치동은 중간고사 기간인데다 수능을 앞두고 있어 전세시장이 조용해진 것. P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치동 삼성래미안 125㎡는 6억5000만~7억3000만원선으로 지난주에 비해 1000만원 내렸다"며 "7~8월에 한창 학군 수요로 이주가 많았던 데에 비하면 지금은 물건이 없어서가 아니라 수요가 없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도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전셋집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였지만 보름이 지난 지금 전세를 구하는 문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인근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수요가 많지 않아 숨고르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창 품귀 현상을 보일 때에 비하면 학군 수요가 줄었으며 지난주부터 전세난이 덜하다"고 귀뜀했다.
◆수도권 외곽 여전히 품귀 현상=겨울 방학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전세시장은 잠시 진정국면이다. 반면 외곽 지역에서의 전세 품귀 현상은 여전하다. 서울에서 밀려난 신혼부부 등의 이사수요가 의정부나 양주, 평택 등에서 전세를 찾으며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이정우(30)씨와 예비신부는 지난 주말 의정부와 양주 일대의 전셋집을 샅샅이 뒤졌다. 아직 결혼까지 3개월이상 남았지만 지난달 주말부터 틈틈이 관악, 구로, 도봉, 노원구 등 비교적 전셋값이 싸다는 지역을 돌았다. 하지만 보증금에 맞는 집을 구하지 못하고 서울 외곽으로까지 나오게 됐다. 의정부에서도 아파트는 이미 물건이 빠진 상태. 그나마 신축 다세대·연립이 많은 지역에서 85㎡의 연립을 보증금 9000만원에 계약하게 됐다.
의정부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는 물건이 없지만 신축 연립 등은 전세 물건이 있어 서울에서 세입자들의 문의가 많이 온다"며 "뉴타운으로 지정돼 있어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사업이 진행될 때까지 세입자를 놓고 있다"고 전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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