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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동행취재기]빗자루 든 엘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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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박미주 기자] 1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광진고용지원센터. 점퍼 차림의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소장실로 급하게 들어섰다. 먼저 도착해 나 후보를 기다리고 있던 박근혜 전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이날 새벽부터 동대문과 군자동을 돌며 선거운동을 벌인 그였지만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박 전 표가 고용지원센터와 벤처기업협회 등 구로디지털단지 일대를 둘러보는 동안 나 후보는 내내 박 전 대표의 옆을 지켰다. 박 전 대표도 세심하게 나 후보를 챙겼다. 한 60대 구직자와의 만남에서 박 전 대표는 손짓으로 "우리 (나 후보)"라며 소개했다. 취재진이 몰려 통로가 막히자 먼저 길을 열며 나 후보의 팔을 끌기도 했다. 구직자들와의 간담회에서 전직 택시기사가 "돈이 없어 개인택시를 하기 힘들고 법도 바뀌었다"고 호소하자, 나 후보는 "시장이 되면 알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옆에 있던 박 전 대표는 "꼭 지키셔야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나 후보의 첫날 일정은 '생활공감'이라는 정책 캐치프레이즈에 집중됐다. 오전 0시에는 동대문 의류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만났다. 자택에서 두 시간 정도 눈을 붙인 뒤에는 새벽 5시 서울메트로 군자차량기지를 찾았다. 안전모를 쓰고 첫차 차량을 점검하며 첫차에 탑승한 시민들과 운전기사를 환송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이후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부근으로 이동, 목장갑을 끼고 능동 먹자골목 대청소에 나섰다. 한손엔 초록색 대형 빗자루, 다른 손엔 쓰레받기를 든 나 후보는 쓰레기를 능숙하게 쓸어 담았다. 거리에 널려있는 성인광고물을 보더니 "진짜 음란 유해물이 많아. 빨리 수거해야지 아이들이 보겠어"라며 재빨리 쓰레기통에 담았다.

하수구 뚜껑을 연 나 후보는 담배꽁초와 오물이 수북한 것을 보고선 "이런 걸 청소하는 게 핵심"이라며 "정수처리장만 할 게 아니라 이런 부분도 다 신경써야 한다"며 비닐봉지에 주워담았다.
이날 정오 벤처기업협회에서 나 후보는 점심시간이 겹치자 직접 식판을 들고 밥을 타더니 여직원들과 함께 앉았다. 나 후보는 "보육 예산을 늘려달라"는 워킹맘들의 요청에 국공립어린이집 공약을 설명했다. 또 옆자리에서 앉은 한 남자직원이 "구로디지털 단지 내 보육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쪽지를 건네주자 꼼꼼히 살펴보며 주머니에 챙겨넣었다.

오후에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구로구 일대 골목유세에 나섰다. 홍 대표는 나 후보가 만원을 꺼내들며 과일가게에서 배를 사려하자 본인이 먼저 계산하는 센스도 보였다. 나 후보는 "구석구석 서울 시민을 위해 살피겠다. 구로시장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 후보는 오후 3시까지 구로구의 중앙시장과 금천구 현대시장, 남문시장 등을 돌며 시민들과의 스킨십에 열을 올렸다.

나 후보는 이날 밤 늦게 한 지상파 방송이 주관한 TV 토론에 참석하고, 토론 이후엔 캠프의 주요 인사들과 하루 일정을 강평하는 자리에서 "오늘은 하나 되는 한나라당을 보이며 당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줬다. 든든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나 후보가 집으로 향한 시간은 새벽 1시 30분. 25시간 30분의 강행군이었다.




심나영 기자 sny@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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