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4시간 동안 잠시 눈을 붙인 뒤 오전 7시 30분 남대문으로 향했다. 회색 스웨터 차림의 박 후보는 서울 회현동 지하철 역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출근길 인사에 나섰다. 선거운동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보였지만 시민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자 박 후보는 활짝 웃었다. 박 후보의 지지자인 한 40대 남성은 "출근길에 일부러 들렀다"면서 박 후보를 그린 초상화를 선물했다.
남대문시장 먹자골목에서 칼국수로 아침식사를 한 박 후보의 발걸음은 광화문으로 향했다. 오전 9시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선거 출정식에는 범야권 주요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손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에서는 한명숙 전 총리, 정동영ㆍ정세균ㆍ조배숙ㆍ이인영 최고위원, 김영진ㆍ박영선ㆍ김춘진ㆍ김진애 의원, 노회찬ㆍ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선대위 구성 문제로 마찰을 빚었던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참석했다.
박 후보는 양복에 선거유세복인 앞치마 입고 유세차에 올랐다. 박 후보는 세종대왕 동상을 가리키며 "세종대왕이 왕이 된 첫해, 가뭄으로 많은 백성이 굶어죽자 세종대왕은 3년 동안 광화문 앞에서 초막집을 지었다.초막을 지키고 백성을 보살핀 세종대왕의 마음으로 서울시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출정식을 마친 박 후보는 서둘러 안국동 캠프로 돌아왔다. MBC 백분토론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주말을 거치며 일부 여론조사에서 역전을 허용하면서 캠프에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었다. 박 후보는 참모진들과 실전을 방불케하는 리허설을 진행하며 토론준비에 올인하는 분위기였다.
저녁 7시에는 잠시 짬을 내 시민을 만났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정책콘서트 형식의 유세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원에 나섰다. 문 이사장은 "안철수, 박원순 현상은 정치의 희망"이라면서 "서울 시민들이 박 후보를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캠프로 돌아오며 "문 이사장이 부산에서 올라오셔서 지지해주시니 힘이 난다"면서 "말이 어눌하니 토론 연습을 열심히 해야 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마지막 일정인 밤 11시 MBC에서 열린 100분토론에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나 후보의 약점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14일 새벽 1시30분께 숨가쁜 일정을 마치고 그는 방배동 자택으로 향했다. 늦은 귀가길에도 박 후보는 트위터 모니터링을 위해 손에서 아이패드를 놓치 않았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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