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된 '봉하마을 아방궁'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내곡동 사저와 관련,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고 김인종 경호처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번 조치로 파문이 일단락되기를 바라는 느낌이지만 여론은 여전히 비판적인 분위기다.
초반 열세를 딛고 일부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를 추월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는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는 비상등이 커졌다. 내곡동 사저파문이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가 터진 데다 과거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봉하마을 사저를 비판했던 논평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나 후보는 이와 관련, "잘못 표현한 것이라기보다 논평을 내다보면 표현이 과한 부분이 있는 것을 인정한다"며 "(이명박) 대통령 사저 문제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이나 모두 비판할 만한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재단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나경원 후보가 빠른 시일 내에 봉하 사저에 와서 '아방궁'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며 "나 후보는 사과는커녕 허위사실로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패륜적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내곡동 사저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고 경호처장이 사임까지 한 사안"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아방궁'이 아님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직접 사저를 방문해 확인하고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의 파워는 이미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도 증명이 됐다. 당시 선거전은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따른 북풍(北風) 효과로 여권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투표함 뚜껑을 열어보니 노풍(盧風)의 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경남지사(김두관), 충남지사(안희정), 강원지사(이광재) 선거에서 친노 주자들이 노무현 후광 효과로 광역단체장에 당선됐다.
김성곤 기자 skzer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