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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그 우정촌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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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MBC 토 오후 6시 30분
패러디가 파괴력을 얻는 것은 대개 두 가지 경우다. 원전이 대단히 위엄 있거나, 혹은 가지고 놀기에 좋은 재료이거나. 그런 면에서 <무한도전>이 타 방송사 프로그램을 레퍼런스로 삼는 데 대한 금기를 가볍게 넘어 SBS <짝>을 패러디한 ‘짝꿍 특집’을 제작한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완성도다.

유재석을 “바른생활 사나이 남자 2호”로 칭하며 시작된 프로그램은 <짝>의 내레이터와 동일한 성우의 목소리로 진행된 것은 물론 인터뷰 방식, 내레이션과 자막 스타일, ‘우정촌 행동강령’ 까지 <짝> 특유의 어색하면서도 묘하게 들뜬 분위기를 꼼꼼하게 재현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성공적인 패러디였다. 인트로에서는 초면인 척 어색한 공기를 연출하고, 자기소개를 할 때는 아버지의 직업이나 어머니의 학위 같은 ‘스펙’을 언급하다가, 인터뷰에서는 상대에 대해 원색적인 감상을 표하는 것은 철저히 <짝>스러우면서도 그 낯선 포맷 안에서 익숙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는 <무한도전>다운 방식이었다. 단지 옷을 갈아입고 있을 뿐인 ‘남자 6호’ 정준하를 집요하게 따라가는 카메라와 바지를 빼앗으며 그를 놀리는 멤버들, 굳이 “벗는다”를 반복하는 내레이션은 이 모든 상황을 객관화해 관찰하고 과장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 자체가 코미디임을 느끼게 했다. 즉, 이는 <무한도전> 멤버와 제작진들이 콘셉트에 따라 변화하는 역할극에 능숙한 동시에,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자신들이 쌓아 온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시킨다. 그러니 우정촌에서의 시간이 흐를수록 ‘남자 7호’의 대머리독수리 같은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늪 같은 ‘무도월드’의 짜임새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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