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사자'가 지수 방어..기관은 IT주 편애
31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국채에 투자했던 선물 중개업체 MF글로벌이 파산 신청을 했다는 소식에 경제지표 부진까지 겹치면서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2.26% 빠졌고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1.93%, 2.47% 떨어졌다. MF글로벌은 리먼 브러더스 이후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장 큰 규모의 금융기관이다. 미국 시카고 지역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10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PMI)는 58.4를 기록해 예상치 59를 밑돌았다. 9월 시카고 PMI는 60.4를 기록했었다.
이날 코스피는 갭 하락 출발한 뒤 이내 상승 반전에 성공, 1920선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중국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50.4를 기록해 전달 51.2에 비해 하락했다는 발표가 나온 뒤 다시 하락 전환했다. 10월 중국 PMI는 경기 위축과 확장을 가르는 기준선인 50은 웃돌았지만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51.7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한 실망감에 약세로 돌아섰던 코스피는 이후 상승전환에 성공했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별다른 상승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지수 하단을 받친 것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총 170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고 이 중 상당 부분이 프로그램 비차익거래(1520억원)로 집중됐다. 현물 개별 종목은 150억원 가량 사들였다. 기관 투자자 가운데는 종·신금(400억원)과 연기금(270억원)의 매수세가 돋보였다. 보험(-430억원), 사모펀드(-90억원), 투신(-70억원) 등은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는 150억원, 기타 주체(국가 및 지자체)는 164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기관(-2268계약)과 외국인(-2124계약), 개인(-998계약)이 매도 우위를 기록한 가운데 자문사가 포함된 기타 법인과 국가가 각각 4094계약, 1296계약을 순매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타 법인의 매수 규모가 유독 컸지만 일회성 현상일 뿐 이러한 투자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으로는 총 1040억원 상당의 매도 물량이 출회됐는데 이는 주로 차익거래(-1250억원)로 집중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경우 일부 종목이 급등했지만 내린 종목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 가 전날 보다 2만2000원(2.27%) 뛴 99만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9개월 여 만에 주당 100만원 재돌파를 눈앞에 뒀고 기아 (3.32%), 현대차(1.98%), SK하이닉스 (4.60%)도 올랐다. 하지만 포스코(-2.06%), SK이노베이션(-2.05%), KB금융(-1.61%), 신한지주(-1.79%), 현대모비스(-0.93%), 현대중공업(-0.83%) 등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8종목을 포함해 293종목이 오르고 542종목이 내렸다. 65종목은 보합 마감.
코스닥은 전날 보다 1.67포인트(0.34%) 오른 492.36으로 마감됐다. 투신과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이 27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오르며 전날 보다 4원(0.36%) 오른 11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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