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창의성의 원인은 무엇일까? 어떤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창의적인 사람들을 탐구해온 수많은 연구들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타고난 재능이나 특정한 성격은 창의성과 그다지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어 낸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지 그들 모두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는 것뿐이었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조건으로 거론되는 '10년의 법칙'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의 강도 높은 연습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레비틴은 베를린 뮤직 아카데미 바이올린 전공자들 중 연주 실력이 탁월한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단지 연습시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연주가 탁월하고 창의적인 표현이 가능했던 학생들은 5세 이후부터 총 1만시간이 넘게 연습해 온 반면, 실력이 낮은 학생들의 연습시간은 8000시간 미만이었다는 것이다.
'10년의 법칙'에 예외란 없다. 타고난 천재성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는 모차르트 역시 '10년의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신동이라는 찬사로 무장한 모차르트의 초기 피아노 협주곡들은 이전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을 재배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그가 음악에 뛰어난 재능이 있던 신동인 것은 사실이지만, 창의적이라고 최초로 인정받은 피아노 협주곡 9번은 그의 나이 스물한 살에야 비로소 만들어질 수 있었으며, 이는 피아노를 배운 지 16년 만에 그리고 처음으로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한 지 10년이 흐른 시점이었다.
어떤 결과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일까를 아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만약 인생에서 우리들이 겪는 수많은 실패가 노력 부족 때문이라면 노력을 더하면 될 것이고, 정보의 부재 때문이라면 적합한 정보를 찾으면 될 일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원인은 결코 우리들의 통제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서두르지 말고, 기본에 충실하며, 10년을 꾸준히 노력하는 일! 그래서 그 마지막 지점에 도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창의성이라는 그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천재를 만드는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뼈를 깎는 노력이다. 바르게 귀인하자!
임 웅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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