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년이 속도나 시간의 단위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애니메이션 <별의 목소리>를 보고나서야, 그것이 거리를 뜻하는 것임을 완전히 알았지요. 너무나 멀어서 까마득한 사이를 빛의 빠르기를 빌어서 계산 한다는 것은 기발한 동시에 서글픈 일이기도 합니다. 빛보다 틀림없이 느린 우리들은 결코 그 거리를 정복할 수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진다고 해서 도달의 확률이 반드시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쿠스틱 기타의 모델명인 ‘빅베이비’를 따서 ‘빅베이비드라이버’라는 이름을 쓰는 싱어송라이터 최새봄은 그녀의 앨범 < Big Baby Driver >를 통해서 품에 안은 기타와 자신의 사이를 계산해 봅니다. 그리고 간절하고 그리운 만큼 오히려 멀어지는 그 거리의 안타까움은 ‘38,000km 너머의 빅베이비’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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