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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예능이 시대를 근심하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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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토 MBC 저녁 6시 30분
다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을 빗댄 것이라 말했다. 멤버 별로 개국한 7개의 채널이 경쟁하는 <무한도전> ‘TV 전쟁’ 특집은 과연 종편의 등장이 야기할 극심한 채널 경쟁을 근심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남은 한 채널만이 수신료를 받는다’는 게임의 결말은 노골적이기까지 했고,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해 유재석과 하하가 한 시간 생방송 대결을 펼치는 대목에서 풍자는 절정에 달했다. 대형 게스트로 부족한 내실을 감추려 했던 ‘하하 TV’의 몰락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개국 전 미리 편성표를 확정했던 ‘유재석 TV’가 당장의 경쟁에 이기기 위해 편성표를 무시하고 시청자로부터 즉물적인 반응이 오는 코너 위주로 방송을 채우는 모습은 과열 경쟁이 야기하는 폐해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이 신랄한 풍자를 단지 종편 이후의 경쟁에 국한된 것이라 봐도 좋을까? ‘하하 TV’의 흥행에 그 자리에서 편성을 뒤집은 ‘유재석 TV’로부터, 시청률의 논리로 <김혜수의 W>를 폐지하고 <위대한 탄생>을 신설한 MBC의 그림자를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개편철마다 콘텐츠 보강보다 섭외 경쟁에 더 혈안이 되는 지상파 3사와, 대책 없이 게스트만 믿고 방송에 돌입한 ‘하하 TV’와의 유사성은 또 어떤가. 그래서 ‘TV 전쟁’을 통해 <무한도전>이 근심하는 바는 종편의 등장이 아니라, 경쟁이 질적 향상과 진보로 이어질 거라 외치며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용인하는 경쟁지상주의 자체인지 모른다. 종편의 등장은 미래형이지만, 경쟁지상주의의 만연은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웃음 속에 이리도 깊은 근심을 담아내는 <무한도전>의 영민함에 감탄해야 할지, 예능이 시대를 근심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해야 할지 헷갈리면 결말을 다시 곱씹어보자. ‘TV 전쟁’에서는 유재석이 모든 TV 화면을 장악했지만, 현실 세계에서 무한경쟁을 통해 TV를 장악할 사람은 어쩌면 별로 달갑지 않은 누군가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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