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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위태로운 수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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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3회 KBS2 밤 9시 55분
의학 드라마만큼 장르 그 자체로 메리트를 얻을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절대자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고뇌, 대한민국이라는 경쟁 사회에서도 최상층에 진입한 엘리트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 등 극을 흥미롭게 만들고 시청자들을 빠르게 몰입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이 기본적으로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레인>은 그동안 수많은 의학 드라마들이 활용해 온 이 요소들마저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교수의 논문을 대신 쓰거나, 명성을 얻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수술 기회를 얻기 위해 환자를 조종할 만큼 출세 지향적이면서도 영민한 이강훈(신하균)은 정작 야심에 찬 자신의 모습을 조금도 숨길 줄 모르는 성격으로 치기 어린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있다. 그런 그에게 재벌의 숨겨진 딸 장유진(김수현)이 급작스런 호감을 보이며 접근하는 상황 또한 작위적이지만, 놀라울 만큼 직설적이고 눈치 없는 윤지혜(최정원) 캐릭터는 그나마 이 작품에서 흥미로운 지점이 될 수 있는 병원 내 욕망과 정치의 문제를 일차원적 원칙론으로 끌어내리고 만다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이강훈과 대립하다가도 어느 순간 그의 편을 들어 주는 서준석(조동혁)이 종잡을 수 없는 성격으로 보이는 것 역시 다층적인 내면을 지닌 캐릭터의 갈등이 자연스레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경직된 캐릭터가 다양한 딜레마와 부딪혔을 때 갖는 한계 때문이다. ‘선한 의지를 가진 천재 괴짜 의사’의 전형 같은 김상철(정진영)마저 “(환자를) 마음으로 헤아려줘야 해요” 등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 잠언을 던질 뿐 전체의 이야기와 겉도는 것은 캐릭터가 탄탄히 구축되지 못했을 때 어떤 서사도 효과를 갖기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각성 수술 중 발생한 위기 상황은 분명 이야기에 다시 한 번 긴장감을 불어넣었지만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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