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최루탄 등 강력반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한나라당의 한미FTA 직권상정을 통한 표결에 강력 항의를 벌인데 이어 본회의가 마친 뒤에도 본회의장에 남아 연좌농성을 벌였다. 특히 민주당은 예산안 심사를 비롯한 향후 모든 정치일정을 중단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 150여명과 자유선진당 의원 8명, 친박연대 등 보수정당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표결에선 재석 170명 중 찬성 151표, 반대 7표 명 등이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 30여명은 의장석 주변에서 고성을 지르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정 부의장은 표결 직후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중개방송도 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아무것도 두려운 것이 없다"고 말한 뒤 한미FTA 이행법안 14건에 대해서도 차례로 상정, 표결 처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3시께 국회 본회의장을 기습점거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홍준표 대표 등 당내 중진들이 모두 총출동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예산 의원총회를 연 뒤 오후 3시07분께 그대로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의총에는 의결정족수에서 부족한 148명이 참석했으며, 당 지도부는 오후 2시50분께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문자를 통해 본회의 동원령을 내렸다.
앞서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소집한데 이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이날 오후 4시까지 한미FTA 비준안에 대한 심사를 마쳐줄 것을 요구했다. 또 오후 3시께에는 국회 질서 유지를 위한 경호권을 발동, 야당 보좌진들의 본청 출입을 봉쇄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진표 원내대표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 야당 의원 30여명은 뒤늦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또 본회의 시작시간인 4시에 국회의원 전원이 참가하는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런 비공개 날치기는 처음 본다"고 비난했다.
이 시각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강창일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중이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오후 3시10분께 보좌진으로부터 메모를 통해 보고를 받았다. 손 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며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이렇게 강행처리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곳곳에서 고성과 함께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국회의장석 앞에서 최루탄을 터트려 경위들에게 본회의장 밖으로 끌려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한미FTA 처리 반대'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를 펼치려고 하자, 국회 경위들이 막아섰다. 그러자 의장석 밑에서 최루탄을 꺼내 터트렸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 밖으로 끌려나온 뒤 "역사가 부끄럽지 않느냐"고 소리쳤다. 이 때문에 본회의장에는 노란색 최루액으로 가득 찼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한 차례 본회의장 밖으로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연진 기자 gyj@
심나영 기자 sny@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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