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폭 2000억~4000억원대 머물 듯
문제는 가격 인하 폭이다. 금융위는 지난 18일 론스타에게 외환은행 지분 41.02% 이상을 6개월 안에 팔도록 명령하면서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승인 신청서를 새로 내도록 하나금융에 지시했다. 조정된 가격을 바탕으로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의 가격 인하 폭이 적을수록 론스타의 '먹튀(먹고 튀다)'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론스타를 곱게 보지 않는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에도 불똥이 튈 게 뻔하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미 이런 여론의 질책을 각오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8일 미소금융중앙재단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얼마를 깎든 적게 깎았다고 욕먹게 돼 있다"며 "거기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 조정 폭이 수천억원에 그치더라도 금융위의 승인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와 시민단체 등이 론스타의 산업자본 해당 여부를 먼저 심사하고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건 없는 지분 매각 명령을 내린 금융위다. 가격 인하 폭이 적다고 해서 단순히 먹튀 논란을 의식해 승인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한편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론스타의 특수관계인 회사가 지금껏 알려진 65곳이 아닌 196곳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다시 해야 하며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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