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시장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각국이 힘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 주식시장에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8~9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EU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실망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섣부른 베팅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조언이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7%를 넘나들었던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주 후반부터는 6%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선진국 주요 중앙은행들이 자금 공여에 힘을 더할 것이라는 뉴스가 힘이 된 것인데 결과적으로 유럽 내 문제국가의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아주 고무적 현상이다. 코스피가 직전 고점인 1960선 돌파에 도전하게 되는데 주변 여건과 수급을 고려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단숨에 가파르게 올랐다는 부담감에 전고점 부근에서는 일정 부분 포지션 관리가 필요하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6개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유동성 확대를 위해 함께 나섰지만 이번 위기 해결을 위한 본질적 조치는 아니다.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는 있으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 자체를 해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재정위기의 완전한 봉합은 유로본드 도입을 통한 재정통합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최종 대부자로서의 역할을 맡게 될 때 가능하다. 그 여부는 이번 주 ECB와 유럽정상회담을 통해 확인될 수 있겠다. 독일은 이 방안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유럽 재정위기의 봉합은 독일의 동의 없이는 진행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유럽 각국의 논의가 결론에 이르기 보다는 '진일보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도 있다.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기 보다는 확인 후 움직이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물론 재정통합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그 과정은 시작됐다. 독일과 프랑스가 EU차원에서 재정운용 및 관리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서다. 결국 내년 1~2월 유로존 국가들이 대규모 채권 만기를 소화해야 하는 시기가 고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유로존 재정 통합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주식시장에 불안 보다는 기대감을 선사하겠다.
◆노상원·김보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유로존 위기 확대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은 서유럽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선직국 시장 가운데 미국은 견조한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주식, 채권으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신흥국은 주식과 채권 모두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번 주 투자심리는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의 공조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오는 8일로 예정된 ECB이사회에서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더불어 EU정상회담과 중국 경제지표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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