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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심수봉 노래 '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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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큐피트 화살이 가슴을 뚫고 사랑이 시작된 날 또 다시 운명의 페이지는 넘어가네 나 당신 사랑해도 될까요 말도 못하고 한없이 애타는 나의 눈짓들 세상이 온통 그대 하나로 변해버렸어 우리 사랑 연습도 없이 벌써 무대로 올려졌네 생각하면 덧없는 꿈일지도 몰라 꿈일지도 몰라 하늘이여 저 사랑 언제 또 갈라 놓을거요 하늘이여 간절한 이 소망 또 외면할거요

심수봉 노래 '비나리'


■ 이 비나리를 심수봉 만큼 잘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심수봉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두 번째로 잘 부를 수 있는 사람을 내 맘대로 고르라면 나는 기꺼이 B를 들겠다. 주부 열창의 시상 무대를 떠올리지 않길 바란다. 비나리가 애틋한 목숨의 전율로 살아나는 절대음감은 능란한 가창력의 문제가 아니라, 삶 속에 육화(肉化)된 비원(悲願)이라야 가능하다. 무지개빛 물방울이 천정을 감아 돌아가는 노래방에서 처음 그의 노래를 들었을 때, 한 노래를 완전히 소유할 임자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심수봉의 수줍은 교태도 처연한 그리움도 없이, 교회에서 듣는 성가같은 기색으로 노래를 불렀다. 노래는 4분30초 동안 어떤 생으로 향한 길을 보여주는 것으로 족하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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