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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詩]장사익 노래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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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아! 노래하며 울었지 아! 찔레꽃처럼 울었지 찔레꽃처럼 춤췄지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당신은 찔레꽃 찔레꽃처럼 울었지 당신은 찔레꽃

■ 넥타이 매고 직장 다니던 장사익이 어느 날 가수가 됐을 때, 그 꺼벙한 표정과 엉거춤한 자세야 말로 한 신화가 생겨나는 덤불같은 것이었다. 그가 어떻게 노래했던가. 맥주병에 든 몰로토브 칵테일처럼, 보기엔 어수룩해도 툭 터지며 불붙었다. 특히 <찔레꽃>이란 노래를 부를 때,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로 밀어붙이는 슬픔의 탄성은 가히 일품이다. 평범이란 한을 담는 깊이도 얕을 거란 생각이, 장사익 앞에선 여지없이 깨진다. 보통인생 속에도, 길어도 길어도 끝나지 않는 한의 우물이 숨었다는 걸, 그는 보여준다. 이차돈의 피처럼 터져오르는, 노래의 꼭지에서, 우린 정말 꼭지가 홱 도는 듯한 쾌감을 만난다. 장사익 이전의 찔레꽃이 다르고 장사익 이후의 찔레꽃이 다르다. 그 하얀 작은 꽃잎이 덧없이 지는 걸 보면 눈물이 안나는 게 이상하다. 이 노래, 듣는 이의 목이 더 쉰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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