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과 비교하면 개미허리형 산업구조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일반적 기준인 종업원 250명 이상인 중간 규모 이상 기업 비중이 13.3%에 머문다. 독일(55.1%) 영국(45.3%) 프랑스(46.7%) 일본(30.9%) 등에 비해 한참 낮다.
대기업 납품과 하청에 의존해야 하는 기업생태계에서 중소기업에 불리한 하도급 관행은 기업 성장을 막는다. 대기업에 종속돼 각종 비용 부담을 떠안는 중소기업들은 수익성이 낮고 연구개발(R&D)에도 한계가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 실제 IBK경제연구소가 2003~2008년 기업 성장통계를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의 0.9%만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고, 중견기업의 40.9%가 중소기업으로 퇴보했다. 뒤늦게 현실을 인식한 정부가 내년부터 R&D 지원 예산의 40%를 중소ㆍ중견기업에 투입해 2015년까지 중견기업을 30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중견기업은 따로 기준도 없다. 대개 종업원 수 300~999명, 매출 1500억~1조원 규모를 일컫는다. 중소기업법상 대기업에 속한다.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곧바로 대기업과 똑같은 규제를 받는 중견기업에 대한 배려가 요구된다. R&D 비용에 대한 세제ㆍ금융 혜택을 주고, 규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중간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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