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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라디오] BOY, 모두 박수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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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클리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나치게 청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과도하게 몽환적이지도 않은 목소리, 적절하게 사용된 기타와 피아노와 탬버린, 햇빛이 반짝이고 파도가 철썩거리고 바람이 살랑 불어오는 듯 예쁘장하면서도 조금은 의기소침한 멜로디로 설명될 수 있는 신인 듀오 BOY의 첫 번째 앨범 < Mutual Friends >는 여러 가지의 적당함으로 가득합니다. 심지어 깡마른 미모의 소녀 둘로 이뤄진 밴드의 이름을 BOY로 결정한 장난스러움마저도 혁신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이들의 데뷔 싱글 ‘Little Numbers'의 뮤직비디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어디서 본 적 있는 영상은 아닐까, 하고 말이죠.
그런데 새로울 것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모습과 목소리에서 좀처럼 고개를 돌릴 수가 없습니다. 익숙함은 지루함으로 변색되지 않고, 적당함은 절묘한 균형으로 완성됩니다. 처음 듣는 사람도 금방 손뼉을 치며 따라갈 수 있는 리듬과 팝적인 후렴구에는 도무지 불편한 구석이 없습니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노래의 편안함이 어디에서 들어도 좋은 노래를 만들어낸 것이지요. 때때로 클리셰가 충격적인 실험보다 더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함부르크와 취리히에서 온 소녀들이 만들어 낸 늦은 봄의 풍경이 국경을 넘어 우리의 겨울을 녹입니다. 그건 뻔하디뻔한 온도의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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