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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보다 두배 비싸' 편의점 약판매 첫날 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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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약국 문 닫는 시간에 아이들이 아플 때가 많아요. 약국은 아무리 늦게까지 영업한다고 해도 보통 9~10시면 문을 닫잖아요. 24시간 편의점에서 급히 필요한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을 판매하게 된다니 무척 다행입니다."

부천에 사는 주부 한송희(29)씨는 "지난 주말 밤에 4살난 딸이 급채해 구토가 나고 열이 났었다"며 "응급약국이 있는 곳까지 한참 돌아서 해열제를 사와야했는데 집 가까운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15일부터 타이레놀과 어린이부루펜시럽 등 일부 안전상비의약품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 1993년 한국슈퍼체인협회 등 유통업계가 편의점에서 일반의약품을 팔 수 있게 보건당국에 제도개선을 건의한 지 20년 만이다. 소위 '감기약 슈퍼판매'라 불리던 이 논란은 당시 '편리함보다는 안전'이라는 목소리가 우세해 힘을 얻지 못했다.

이번 약사법 개정안 발효에 따라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안전상비약은 총 13개 품목이다. 타이레놀, 어린이 부루펜시럽 등 해열진통제 5개ㆍ베아제, 훼스탈 등 소화제 4개 ㆍ판콜에이내복액 등 감기약 2개ㆍ신신파스 등 파스 2개 품목이 포함됐다. 훼스탈골드와 타이레놀정은 포장공정과 생산라인 재정비가 아직 끝나지 않아 각각 다음 달과 내년 2월 이후 판매될 예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편의점 의약품 판매가 시작되자 소비자들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주부 2년차 박순애(30)씨는 "상비약이라는 게 가정에서 급할 때 비축해두고 쓰는 약인데 급하게 떨어졌을 때 쉽게 구할 수 있게 돼 불편함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의약품 오남용과 관련해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직장인 김승호(38)씨는 "조금만 아파도 병원가고 약국 가서 약 받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 오남용 문제는 항상 있을 수밖에 없다"며 "편의점에서 용량 제한규정 등을 지켜서 판매한다면 딱히 '편의점에서 팔아서' 오남용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에 있는 편의점 CU 직원은 "인근에 약국이 없어서 밤에 해열제 등을 찾으러 오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면서 "매장에 항상 소비자를 위한 의약품 안내책자도 갖춰두고 있고 한 번에 1통만 판매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가정상비약을 팔겠다고 등록한 편의점은 1만2000여 개로 전국 편의점(2만3000개)의 절반 정도다. 이들 편의점 직원들은 지난달부터 대한약사회로부터 의약품 취급시 주의사항 등 안전교육을 이수했다. 편의점 상비약은 만 12세 미만 어린이는 구하지 못하며 약국에서 파는 제품보다 소량 포장해 판매한다.

다만 소비자들은 편리성은 높게 평가했지만 가격에는 민감해했다.

편의점에서 파는 안전상비약들은 약국보다 1000~2000원 가량 비싸다. 어린이용 타이레놀현탁액과 어린이 부루펜시럽의 경우 편의점 가격은 각각 6000원으로 약국에서는 평균 3000원~4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최고 2배까지 차이가 벌어지는 셈이다.

안양에 사는 홍진수(40)씨는 "손쉽게 약을 구할 수는 있지만 가격이 약국과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면 정말 급할 때가 아니면 자주 이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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