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또다시 맞이하는 13개월의 2013년'이란 제목의 글을 사내 사이트에 지난 3일 게시했다.
최 회장이 이처럼 한 달 먼저 1년을 시작하는 것은 현 해운시황과 연관이 있다. 상하이발 컨테이너 용선지수(SCFI)는 7일 현재 1052까지 떨어졌다. 지난 5월 1450에서 3분기간 내리막길을 걷더니 400포인트 가량 빠진 상황이다. 이어 1분기도 전통적인 비수기에 들어가는 만큼 경영 시계를 한 달 빠르게 맞춰 위기에 맞선다는 판단이다.
그는 "12월 한달간 새로운 각오와 전략으로 더 좋은 성과를 위해 다같이 한마음으로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최 회장은 최근 인사에 대해 "승진하시거나 새로운 보직을 맡으신 분들은 더욱 책임감 있는 모습과 빠른 의사결정으로 전투 준비를 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새로 들어올 신입사원 한 사람부터 꾸준히 성실히 일하는 세계 각국의 한진해운 직원 여러분이 저에게는 모두 소중한 분들"이라며 "여러분이 있기에 13개월의 새로운 계획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회장은 배타적인 사고방식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그는 "'해운업은 원래 이러니까, 우리 업종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몰라'라는 새장 안에 갇힌 생각을 깨끗이 버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며 "길이 없으면 만들면서 앞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운업황이 바닥을 알 수 없이 미끄러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유동성 지원은 요원한 상황이다. 또 기존 대형 화주들이 싼값에 배를 사들여 해운업에 진출하는 등 해운업계의 악재는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고립무원 속에서도 배타적인 자세로 버티기 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업황을 타계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으로 분석된다. 특히 길이 없으면 만들어가라는 말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자서전에서 나온 말로 최 회장의 결사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2013년 새로운 역사를 써 가자"며 "'한진해운 스타일'로 여러분들의 열정과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믿겠다"고 갈음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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