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과 청춘콘서트 함께 했던 김종인-윤여준, 내일 한 사람만 웃는다
김 "朴, 정치적으로 성숙해" 윤 "文, 민주적 태도와 투철한 공인인식 가져"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이민우 기자] 김종인과 윤여준. 이 두 사람은 지난해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와 함께 청춘콘서트를 했다. 지금도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눌 정도로 사이가 좋다. 하지만 둘은 다른 선택을 했다.
이들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 후보와 문 후보의 경제민주화 실천의지와 리더십 등 '대통령 자질론'을 놓고 양보 없는 맞대결을 벌였다. 김 위원장과 윤 위원장은 모두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할 숙제로 경제민주화와 사회통합, 민생경제 등을 꼽으며 각각 자신의 후보가 이를 실천할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위원장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선거를 "낡은 세력 대 새로운 세력의 대결로 봐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공세를 폈다. "새누리당은 김 위원장이나 몇 분을 빼놓곤 지금도 박정희 패러다임에 빠져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낡은 세력이다. 물론 민주당도 뚜렷하게 새로운 것을 내놓은 것은 없지만 꾸준히 변화를 모색하고 추구하는 모습은 있다."
이들은 두 후보의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를 놓고서도 충돌했다.
윤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마치 재벌을 없애는 차원으로 해석해 재벌을 옹호하느라 바쁜 모습을 보여줬다"며 "김 위원장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의 참뜻을 새누리당이 이해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이 150명에 달하는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경제민주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라고 기대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박 후보는 철저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박 후보는 그의 결정이나 말 한마디에 아무도 이의를 못다는 제왕적 후보로, 말씀이 법률이라 생각하고 눈치도 먼발치에서 살핀다는 것 아니냐"면서 "그렇게 수직적인 리더십을 가진 제왕적 후보가 국회의원 의견에 휘둘린다고 봐야 하느냐"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제왕적 후보 같지는 않다. 선거를 앞두고 이쪽저쪽을 생각해야 하니 그쪽(국회의원들)의 이야기도 많이 배려하는 측면에서 혼돈된 자세를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박 후보를 옹호했다.
이명박 정부 심판론과 참여정부 실패론에 대해서는 이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김 위원장은 "두 후보 전부 새 시대의 새로운 나라, 통합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과거에 너무 집착해 논쟁의 근거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총선 직전 당 이름과 로고를 다 바꿨다. 국민에게 책임을 묻는 총선이라는 계기를 앞두고 집권당을 없애버린 것"이라며 "(박 후보 측이) 정권교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두 후보의 한계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지적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정치제도, 정부의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양 캠프에서 제대로 내놓은 안이 없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대의제도가 한계에 부딪혔는데 이를 어찌 바꿀 것인지 어느 후보도 말씀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진 후에 박 후보가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이 후보를 적극 돕겠다고 하는 얘기를 했을 때 박 후보가 굉장히 정치적으로 성숙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 분이 5년 동안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를 잘 한다면 다음엔 대한민국을 끌고 갈 수 있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 9월24일 아침 문 후보와 처음으로 마주 앉아 아침을 먹으면서 2시간 얘기를 했는데 그게 결정적인 계기였다"며 "민주적 태도와 투철한 공인 의식을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라고 봤는데 그 점에서 상당히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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