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시오 오르테가 전 인디텍스 회장
패션업계의 억만장자 오르테가는 자라, 베르슈카, 맛시모, 두티 같은 브랜드를 거느린 스페인 의류기업 인디텍스의 창업자다. 2011년 7월 인디텍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세계 곳곳으로 자라 매장을 확장했다. 그는 지난해 재산 규모 380억유로(약 53조4424억원)로 세계 3위 부자였다.
오르테가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뉴욕 등 세계 80개국에 걸친 '패션제국'을 건설했다. 40여년 전 맨손으로 패션업계에 입성한 그가 세계 최대 의류업체를 일궈낸 것이다.
오르테가의 경영철학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스피드 경영'이다. 유행 예측에 따라 미리 옷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고객의 욕구를 속히 간파해 제공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 방식에 의존한다. 자라의 경우 디자인팀이 옷을 만들어 세계 매장에 깔기까지 겨우 2주 걸린다. 경쟁사인 미국의 갭, 스웨덴의 H&M보다 12배 빠른 속도다. 자라의 무기는 세련된 디자인, 저렴한 가격이다. 비결은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기획ㆍ디자인ㆍ제조 공정을 통합한 데 있다.
인디텍스가 탄생한 스페인은 24%에 육박하는 실업률과 국가부채로 허덕이며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자라는 경제난과 무관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파블로 이슬라 인디텍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해 146억달러(약 14조3534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27억1000만달러로 성장둔화 조짐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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