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오면 절대 빼놓지 않고 사가는 중저가 브랜드숍 화장품이 있다.
지금이야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하고 귀여운 디자인 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수많은 브랜드숍 중에서도 깜찍한 디자인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는 토니모리가 그 주인공이다.
토니모리에는 토마토 모양, 달걀 모양 등 한눈에 제품의 성분을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브랜드숍 화장품만의 '펀(Fun)' 마케팅을 성공시킨 디자이너가 있다.
김용빈 토니모리 디자인 실장이 토니모리 디자인팀을 이끌어가는 '화장품 용기 디자인의 달인'이다.
주말도 없이 두명의 부하직원을 데리고 디자인 개발에 온 힘을 쏟았고 관련 제품이 히트를 치면서 가맹점주들이 몰려들었다.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토마톡스는 디자인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됐다. 이후 복숭아 모양 핸드크림, 달걀 모양의 모공크림 등 용기만으로 그 제품의 성분을 파악할 수 있는 재밌는 제품들이 시장에서 대히트를 쳤다.
“토니모리가 이렇게 디자인에 강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인 태성산업이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회사라는 점도 일조했습니다. 그만큼 디자인과 용기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성공의 바탕은 '쉬움'에 있다. 그가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소비자에게 쉽게 이야기하듯 다가가기. 이런 '쉬움'은 누구나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브랜드숍 화장품이라는 분야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런 디자인은 '유치하다'고 하면서 잘 쓰지 않았어요. 하지만 쉽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소비자에게 제품의 정보를 줄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고 그것을 사장님이나 다른 직원들이 좋게 봐 주신 거죠.”
최근에는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다 쓰고 난 빈 화장품 용기가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제2의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화장품을 팔면서 씨앗을 함께 드렸어요. 그랬더니 반응이 참 좋더라고요. '에그포어' 제품의 경우 다 쓰고 나서 씨를 뿌려서 화분으로 만들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쓸 수 있는 거죠.”
일반적으로 디자인이 상품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20% 안팎으로 본다. 하지만 토니모리의 성공사례는 디자인에 대한 반향이 브랜드숍 전체의 매출을 견인하면서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친 케이스다.
토니모리가 급성장을 해 나가면서 카피제품도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김 실장은 전체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측면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른 브랜드숍들도 이와 비슷한 용기 디자인의 제품들을 많이 내고 있죠. 하지만 따라 한다기보다는 서로 '윈윈'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브랜드숍 시장의 파이가 펀 마케팅으로 함께 커지면 좋다는 생각이죠. 그 덕분에 브랜드숍 시장이 더 잘되면 좋죠.”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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