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지키는 사람들 <3> 1인 출판사 '산처럼' 윤양미 대표
2002년 문을 연 출판사 '산처럼'의 윤양미(49·사진)대표는 지난 10년간 40여권의 책을 세상에 내놨다.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오피스텔에 있는 출판사 사무실에서 윤 대표를 만났다. 그는 책과 각종 자료들이 허리높이까지 쌓여 있는 11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고 있었다.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두려움도 컸다. 얼마 되지 않은 자본금을 날려버리지나 않을까 걱정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출판사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쌓은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한길사 출판사에서 편집ㆍ기획을 하고, 규모가 작은 역사비평사에서 편집뿐 아니라 제작, 마케팅, 경리 등을 간접 경험한 것도 1인 출판사 운영의 밑거름이 됐다.
'산처럼'에서 나온 책들은 대부분 인문ㆍ역사서다. 1인출판사를 세운 후 처음으로 출간한 '세계 지식인 지도'는 일주일 만에 2000부가 팔려나가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산처럼'에서 나온 모든 책들이 다 잘 팔린 것은 아니다. 윤 대표는 "책을 만들 때 우선순위가 '팔릴만한 책'보다는 '가치 있는 책'에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윤 대표는 "1인 출판사는 출판계의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자신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심으로 들어가려는 게 아니라 변방으로 뻗어나가면서 출판계의 저변을 넓히고, 지식생태계를 더 풍부하게 하는 데 1인 출판사의 존재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미 기자 ysm125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