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올림픽 금메달의 달콤한 영광을 다시 한 번 누리고 싶다. 특히 선수로서 더 뛸 수 있는 상황에서 물러나야 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국 유도의 간판 김재범(한국마사회)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이미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올림픽을 제패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만 정상에 재도전하는 마음가짐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수상 배경에는 세계 유도를 평정한 남다른 업적이 있었다. 김재범은 2012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81㎏급 결승에서 독일의 올레 비쇼프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한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더해 최연소 '그랜드슬래머'로 이름을 올렸다. 왼 어깨와 무릎 인대, 팔꿈치, 손가락 등 온갖 부상을 딛고 이뤄낸 쾌거였다.
"죽기를 각오하고 도전해서 이겼다." 당시 의미심장한 우승 소감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김재범은 이날 자신의 멘트를 응용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는 정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훈련을 마치고 100m 거리를 이동하는데 3-4번을 쉬었다 갈 정도였다"라고 회상한 뒤 "더 열심히 하면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 올해는 죽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오는 3월 두 살 연하의 여자 친구와 결혼식을 앞둔 김재범은 이날 시상식 무대에서 예비 신부와 장모에게 전하는 프러포즈 편지를 낭독,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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