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미 육군공병단(USACE)은 미국 내륙의 가장 큰 호수 두 곳인 미시건 호와 휴런 호의 수위가 1918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 공병단은 단순한 군 조직을 넘어 미 전역의 주요 호수·하천·해안 등 수자원에 대한 관리 권한을 갖고 있으며 장기간의 연구조사를 통해 방대한 토목분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5대호는 미 내륙 담수의 8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때문에 수위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식수원 공급을 비롯해 호수 인근의 습지 생태계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5대호 지역을 항해하는 화물선 물동량의 감소, 어민들의 양식장 손실도 커지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대호 수위가 1인치 낮아질 때마다 화물선들은 좌초를 피하기 위해 평균 100t 정도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
이처럼 수위가 급감한 원인은 지난해 미 중서부에서 역대 최악의 이상고온과 가뭄이 발생하면서 강우량·강설량이 평균 이하로 떨어졌고, 또 5대호의 오염퇴적물에 대한 준설공사도 대대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수위 감소는 인간들이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배들이 오가면서 오염물질이 호수와 하천·운하 바닥에 쌓이고, 이를 준설하면서 수위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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