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월8일부터 10일까지 일본 국민 10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71%를 기록해 올해 1월 초 설문조사 당시 68%보다 더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의견은 24%에서 18%로 줄어들었다. 자민당에 대한 정책지지도 역시 37%에서 42%로 늘었다.
이같은 지지도 상승세는 아베 정권의 정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그만큼 높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베 정권이 디플레이션과 장기 경기침체로부터 탈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통화 완화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엔화가 약세로 바뀌고 수출 전망이 밝아지는 등 경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지지율 상승에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BOJ)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무기한 양적완화와 물가상승률 목표치 2% 도입을 관철했고,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최근 몇 주간 30% 이상 뛰어 1만1000선 돌파하며 최근 4년간 최대치로 올랐다. 이는 세계 주요주식시장 지수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다.
이 결과로 오는 7월 열리는 참의원(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중의원(상원)선거에서 자민당은 전체 480석에서 294석을 얻는 압도적인 표차로 3년3개월만에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했지만, 아직 참의원에서는 전체 252석 중 87석에 불과해 연립 공명당(19석)과 합쳐도 과반에 미달한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이 압도적이라서 참의원 제1당 역시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민당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도 상승으로 인해 일본의 엔화가치 절하 등 경기부양정책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국들이 우려하고 있는 평화헌법 개정 등 보수·우경화 흐름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역대 일본 총리들의 전례로 볼 때 임기 1년을 넘긴 경우가 드물 정도로 워낙 단명하는 사례가 많아 이같은 지지도는 언제든지 꺾일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 2009년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민주당의 역사적 정권교체로 집권했을 때 지지율 역시 70%가 넘었지만 얼마 못가 곧 추락했고 1년도 못 채워 물러나야 했기 때문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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