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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구제금융에 러 예금주들 휘청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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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키프로스 야당 대통령 후보인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가 결선투표에서 승리함에 따라 반년 넘게 끌어왔던 구제금융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시 키프로스 은행에 돈을 맡겨놨던 러시아의 예금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독일의 주간지 슈키겔 영문판이 최근 보도했다.

독일의 경제지 한델스브라트와 일간지 슈드도이체 자이퉁은 22일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협상과 관계된 익명의 관계를 인용해 키프로스 은행들이 지고 있는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문제와 관련해 베일인 방안(bail-in)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베일인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 은행 채권자들이 보유채권을 주식 또는 채권 등으로 전환하는 것을 이르는 용어다. 여기에는 예금자에게도 손실의 책임을 지우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 방안이 추진될 경우 유로존의 자본시장이 뒤흔들리고,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들의 경우 투자자들의 탈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보도 등에 따르면 이 방안 역시 현재 검토되고 있는 키프로스 은행 구제 방안 중의 하나다. 한델스브라트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베일인 방안을 둘러싸고 의견이 나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프로스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정부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75억유로(25조91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키프포스의 구제금융 의사결정은 지지부진했다. EU 여론을 주도하는 독일의 경우 올 가을 선거를 의식해 키프로스 지원에 소극적인데다, 키프로스 은행에 다수의 예금자가 돈을 맡긴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조차도 키프로스 지원에 머뭇거리고 있다.

구제금융 결정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서는 키프로스의 구제금융을 위해서는 야당인 사회민주당(SPD)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키프로스의 양보를 필요로 하고 있다. 독일이 원하는 양보안 중에는 유럽내 조세 천국이었던 키프로스의 세금 인상안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키프로스의 법인세는 10%인데 이는 독일의 29%나 프랑스의 33%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자금세탁과 관련해 키프로스가 보다 엄격하게 규제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하지만 키프로스 구제금융과 실제 성사되더라도 문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175억유로의 구제금융이 지원될 경우 키프로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140%를 초과하게 된다. 통상 GDP대비 부채 비율이 120%를 넘어설 경우 정상적인 상환이 어렵다고 간주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은행의 소유자 및 채권자들의 출자전환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키프로스인들의 예금은 손대지 않고, 해외 예금만을 가지고 베일인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은 키프로스에 돈을 맡긴 상당수의 외국인 투자자가 러시아인이라는 점에서 러시아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유럽국가들이 러시아 역시 구제금융에 참여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예금 베일인안은 딜레마가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외국인 예금 뿐만 아니라 키프로스 부유층의 예금도 베일인 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고 독일 현지 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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