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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으로 결제·씀씀이 맞춤카드···가려운 데 긁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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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비즈니스 모델까지 바꿔야

이젠 스마트 환경적응 카멜레온이 돼야 산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1. 대기업 임원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지 모씨(28)는 요즘 들어 고민거리가 하나 줄었다. 모시는 상사의 점심이나 저녁 약속 장소를 정하지 못해 끙끙대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여유롭게 상사의 약속장소를 결정한 뒤 동료 비서에게 추천까지 해주는 그녀의 비결은 바로 카드사의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이다. 지씨는 "스마트폰 앱에 상사의 연령대, 좋아하는 음식, 위치 등만 입력하면 좋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며 "평소 사용한 카드내역까지 파악해주기 때문에 상사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2. 패션에 관심이 많은 30대 자영업자 김 모씨(32)는 평소 두꺼운 지갑 때문에 망가지는 바지선이 항상 불만이었다. 최대한 지갑을 얇게 하기 위해 그는 주로 머니클립을 사용하는데, 머니클립에는 신용카드가 최대 6장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카드사들의 앱을 사용하면서부터 김 씨는 대만족하고 있다. 각종 멤버십 카드와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넣은 뒤 가볍게 결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지금껏 카드사들은 모바일 결제나 고객정보 활용을 주 수입원이 아닌, 부가서비스 정도로만 치부해왔다. 그러나 기존 수익모델로 돈 벌기가 어려워 진 만큼, 카드사들은 새로운 수익원 개발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 전업카드사들의 순이익은 1조3026억원으로 직전해 대비 14.5%나 감소했다. 올해 예상되는 카드 이용금액도 570조원으로 직전해 대비 약 9%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이후 평균 카드이용금액이 매년 15% 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카드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모바일 등 전자금융을 이용한 결제, 즉 '모바일 카드'다.

'스마트폰 하나만 갖고있으면 어떤 카드든 결제가 가능하다'는 개념의 모바일카드는 확대일로다. 하지만 투입되는 초기 비용이 크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스마트폰의 유심(USIM)칩에 카드를 심어 결제하려면, 가맹점에는 이를 인식하는 특정 단말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단말기는 대당 15~20만원의 설치비용이 든다. 가맹점이 이를 거부하고 있어 확산 속도가 느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카드사들은 "이제는 결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고,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공동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유심 칩에 카드를 심는 방식이 아닌, 앱만 설치해도 바코드를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 4개 대형 카드사는 공동으로 이와 같은 앱 개발에 착수해, 이르면 다음달부터 상용화에 들어간다.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절실하다는 얘기도 된다.

한 카드사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경쟁사의 눈치만 보며 모바일 사업을 주저하던 것이 현실"이라며 "올해는 전자금융결제 확산에 주력해 장기적으로 비용절감의 효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최대 자산인 '고객의 결제정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통계에 기반한 맛집정보를 제공하거나, 더 나아가 고객의 씀씀이를 분석해 맞춤형 이벤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갓 출산한 것으로 예상되는 고객에게는 유아용품 할인 전단지를, 결혼을 앞둔 고객에게는 웨딩서비스 전단지를 보내주는 식이다.

고객의 정보를 활용한 카드 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신한카드가 업계에서 큰 인기를 끈 'RPM 플래티늄샵' 카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표적인 카드다. 카드 이용자들의 40%가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어느 주유소에서든 리터당 100원을 적립해주는 카드를 출시한 것.

한 카드사 임원은 "요즘 업계 사람들을 만나기만 하면 나오는 주제가 전자금융과 빅데이터 활용"이라며 "초기 비용, 개인정보 활용 동의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카드사가 살아남으려면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큰 틀에는 모두 동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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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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