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정부가 '공공미술'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민간에게 알아서 나눠먹으라고 던져주는 형식이 아니라, 이제는 민관이 함께 노력해 여러 분야의 사람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조금씩 스며드는 미술'이야말로 지속가능하다."
미술에 사회공헌을 접목시키는 것이야 말로 "미술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문은명 홍콩컨템포러리 매니저(46)의 말이다. 지난 2월말께 잠시 한국을 들른 문 매니저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홍콩컨템포러리'는 지난해에 이어 오는 5월 말께 홍콩 엑셀시어 호텔에서 2회째 열리는 호텔아트페어로, 세계적인 아트페어 '아트바젤홍콩'과 '크리스티 경매'가 같은 시즌 가까운 장소에서 열린다.
문 매니저는 "아시아 미술의 큰 장이 서게 될 홍콩에서 관광객을 비롯한 세계의 컬렉터들이 이곳에 와 작품을 사고 여행만 하고 갈 것이 아니라 미술에 대한 이해를 사회공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으로 연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문 매니저가 지난 1994년 홍콩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미술을 전공하고 영국유학 시절 지금의 남편인 홍콩인 로저 린(Roger Lin)을 만난 것이 전환점이 됐다. 로저 린은 홍콩컨템포러리 디렉터다. 그와 결혼 후 문 매니저는 홍콩에서 작가로 그룹전을 열기도 했고,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들을 쌓은 후 2007년 '문갤러리'를 개관했다. 앞서 두 부부는 로저린스튜디오라는 비영리단체도 만들어 현재까지 14년 동안 공연, 음악, 미술 등 전반적인 예술과 관련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 자선사업 등을 전개해 왔다. 문갤러리에서는 지역주민들의 벼룩시장과 자선경매가 열렸다. 그는 그동안 개인적으로도 기부활동들을 다양하게 펼쳐온 이다. 적십자에서의 뜨개질 기부, 글로벌어린이재단 사회공헌 등이다.
문 매니저는 "갤러리를 시작할 때 그림만 파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사실 쉽지도 않다"면서 "갤러리 운영이 장사와는 다른 사회적 접점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기업이 최초로 생겼던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 역시 최근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인력과 자원을 지원하는데 활발해 지고 있다"면서 "홍콩역시 고령화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가장 큰 화두인데, 아트페어 역시 단발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 결합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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