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코레일이 제안한 4조원 규모의 증자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되자 "랜드마크 빌딩 2차 계약금 4161억원 지급을 민간출자사들의 출자 결정 이후에 할 것"이라고 했다. 용산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 부도가 임박한 가운데 삼성물산이 1조4000억원을 출자하면 긴급자금 성격의 계약금을 납입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이었다.
제안을 거부할 경우 삼성물산 입장에선 출자금 640억원과 1조4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 시공권이 무산되는 부담이 있을 것이란 코레일의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누구도 긴급자금을 내놓지 않으면 드림허브 부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코레일의 오판이란 지적이 나온다. 수익을 매출의 6%인 840억원으로 본다면 최근의 경기상황은 1조4000억원의 추가 출자를 감수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코레일의 제안에 대해 삼성물산 고위관계자는 "삼성 단독으로 부담하기 힘든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증자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단기자금 마련을 위한 5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등 주요 안건만 다뤄졌다. 코레일은 마리오 푸조의 소설 '대부'에서 마피아 보스인 돈 꼴레오네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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