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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 당한 선진당…새누리, 합당약속 안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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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약속했던 고용승계 '0명'…前 선진당 당직자 "불법선거 폭로하겠다" 으름장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선진통일당 당직자였던 A씨는 지난 12일 새누리당 당사를 찾았다. 서병수 사무총장을 만나 지난 해 11월 합당 당시 약속했던 선진당 유급 당직자의 고용승계 약속을 이행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서 사무총장을 만나지 못했다. 오는 20일 또는 21일에 만나자는 실무자의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새누리당이 대선 직전 선진통일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내홍을 앓고 있다. 사무처 직원의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선진당 출신 정치인들이 새누리당의 '텃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일부 인사들은 불법 선거운동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은 지난해 11월 선관위에 합당을 신고했다. 합당 협상 당시 마지막까지 논란이 됐던 선진당 소속 사무처 직원의 고용 승계 문제는 총 45명의 유급직원 중 26명에 대해 '대선 이후' 승계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15일까지 단 한 명도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새누리당 측에서 계속 '기다려달라'고 해서 취임식까지만 기다린다는 게 여기까지 왔다"며 "지난 11일 있었던 새누리당 당직자 인선을 보면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인제 전 대표 등이 선진당 출신 당직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 전혀 노력을 안 하고 있다"며 "자기들만 살려고 하고 당직자를 신경 쓰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고용승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의 불법선거운동 내용을 폭로하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또 다른 선진당 출신 당직자는 "불법선거운동 내용이 폭로되면 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함구했다.
선진당 출신의 지역 정치인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충청권에서 당선된 기초의원들은 좌불안석이다.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새누리당의 인사들이 경쟁자였던 선진당 출신 현역의원들을 견제하고 있어서다.

대전 지역의 한 기초의원은 "'서자(庶子)'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새누리당 쪽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아 어떻게 정리될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새누리당의 입장도 난처하다. 당의 살림살이가 빠듯한 상황에서 26명의 당직자를 한꺼번에 고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당직자들 대부분이 충청지역에 몰려 있어 시도당 예산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무처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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