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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론스타 흔적 지우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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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금리 조작 혐의 이례적 검찰 조사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외환은행 이 론스타의 잔재를 지우기위해 안간힘이다. 2003년부터 10여년 간 외환은행을 지배하던 론스타가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외환은행은 여전히 론스타의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검찰수사를 통해 외환은행은 다시 한 번 론스타의 쓴 맛을 봤다. 론스타 시절에 벌어졌던 중소기업 대출금리 조작 혐의에 대해 이례적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1년여 간 외환은행은 론스타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특히 윤용로 은행장은 취임 당시부터 '정도경영'을 강조하고, 론스타 시절 뿌리 박혀 있는 '단기 수익성' 중심의 문화를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해 왔다. 과거 론스타의 배당을 위한 잔재였던 분기 배당과 론스타 경영진들에게 과다하게 부여된 스톡옵션 폐지는 그 일환이다. 또 부서간의 지나친 성과경쟁을 막기 위해 개인, 기업, 대기업으로 나눠져 있던 사업본부를 영업총괄그룹으로 합쳤다.
론스타는 사모펀드라는 속성상 은행에 장기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일례로 하나금융에 인수된 직후만 해도 지방 외환은행 지점에 가면 10년 전 전화기를 그대로 쓰고 있었다. 론스타 시절 미국 내 지점도 전부 폐쇄했으며, 영업점이나 자산을 늘리지도 않았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다는 단기적인 이익창출과 이를 통한 배당에만 신경썼다는 얘기다. 직원들의 불만은 당근으로 잠재웠다. 불만을 제기하는 직원들에게는 연봉을 올려주며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렇게 10년을 보냈기 때문에, 그간 유지해 온 익숙함에서 탈피하기가 쉽지 않았다.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떠난 이후엔 우량기업 중심의 영업행태에서 벗어나 '창업중소기업 대출' 지원과 중소기업 대출금리 인하 등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외환은행의 기업대출 수익률은 직전해 대비 0.78%포인트 하락했다. KB국민(-0.64%P), 신한(-0.61%P), 우리(-0.72%P). 하나(-0.67%P) 등에 비해 하락폭이 크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감안하고 기업지원에 나섰다는 얘기다. 원화 이자자산 대비 기업대출의 비중 또한 지난해 말 기준 41.4%로, 직전해 대비 1.9% 증가했다. 여타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비중 증가율이 마이너스이거나 1%를 넘기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중소, 중견기업 지원에 특히 공을 들였지만 중소기업대출 체계에 대한 관행에 대해서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에 대해 별다른 통보 없이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이자를 더 받아 수익을 내도록 지시한 전 경영진들의 지시가 그대로 이어져 왔던 것. 그만큼 론스타의 잔재를 걷어내기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윤 행장은 가산금리 인상이 금감원 조사에서 밝혀지자, 사내 방송을 통해 "외환은행이 46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며 "론스타 시절부터 관행적으로 해왔던 익숙함에서 탈피해 올바른 업무처리인지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 행장은 아시아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도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 조직을 재정비하고, 이래저래 뛰어다니며 분주하게 일 한 것 같은데 결국 론스타 시절 문제가 불거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5일, 외환은행이 지난 2006년 6월부터 2012년까지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중소기업 3089곳과 체결한 4308개 계좌에 대해 부당하게 가산 금리를 임의로 인상한 사실을 적발해 은행과 관련자들을 제재했다. 이후 금감원은 검찰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압수수색 이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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