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가 취급되는 단위인 주택이라는 상품은 그 자체의 특성과 다양한 입지여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완전히 같은 조건의 주택은 존재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이나 사회적 지위, 경제수준 등에 따라 주택 수요자별로 주거에 대한 욕구는 매우 주관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도심인구의 수용을 위해 정부의 공동주택 200만가구 공급 정책이 시작되면서 고층 아파트 공급이 보편화됐다. 단독주택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가격도 하락했다. 그 결과 2010년을 기준으로 단독ㆍ다세대주택 비중은 약 40%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단독주택에 대한 주거 선호도는 아파트(33%)보다 훨씬 높은 52% 수준이다. 이 같은 사실은 단독주택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고 단독주택 시장을 구성하는 시스템이 개선된다면 잠재 수요가 현실적 구매로 이어질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단독주택의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한편 인허가 실적에 있어서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급등하던 재건축과 기존 아파트 가격의 하락,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등의 원인 때문에 공동주택은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었다. 반면 고층 아파트의 획일적인 주거공간을 대체할 수 있는 단독주택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품질에 대한 보증과 하자보수 지연문제, 건축자금 조달문제 등 공동주택에 비해 취약한 시스템이 단독주택 시장의 활성화를 제한하고 있다. 단독주택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실시한 단독주택 현황에 관한 전반적 실태조사 결과 잠재수요가 매우 높음에도 아파트에 비해 낮은 대출한도, 시공자 신용위험과 공정관리의 어려움 등의 장애요소 때문에 실제 구매에는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주택보증에서는 이러한 단독주택 소비자의 불만사항을 해소하고 잠재수요를 유효수요로 이끌어내기 위한 신규 보증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금융조달, 준공, 하자보증 등 신상품은 빠르면 금년 상반기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품질보증 상품이 출시될 경우 단독주택 하자보증제도가 없어 소비자보호에 취약했던 문제점과 법률적으로 하자보증가입이 의무화돼 있는 공동주택과의 형평성 논란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건축자금대출한도 부족, 시공자 신용위험과 공정 관리, 하자문제 등을 보완할 수 있는 보증ㆍ금융 상품이 새롭게 출시돼 단독주택 시장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주거 유형의 다양화를 통한 국민 주거행복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집 한 채 짓고 나면 골병든다'는 말로 대변되던 자가 단독주택 건축의 어려움도 옛말이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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