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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詩]고증식의 '정년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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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그를 싣고 다니던 자전거가
문간에 선 채 녹슬고 있다
쓸만한 안장과
멀쩡한 두 바퀴가
저녁 햇살을 쏘아올리면서
보란 듯이

■ "봐라, 한쪽만 보지 말고 크게 봐. 경제 활동 인구 전체의 분포를 보라고. 나가는 사람이 있어야 들어올 여지가 생기지." 누군가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거론하며 거시적 안목을 요구할 때, 고개야 당연히 끄덕이지만 현실의 각론으로 들어서면 여전히 정년퇴직은 슬프다. 평균 수명이 1970년엔 62세였는데 지금은 80세가 넘은지 오래다. 2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오십 몇에 물러나야 하니 퇴직이 아니라 실직이 되어버렸다. 시인은 출퇴근 때 타고 다니던 자전거의 풍경에서 그 통증을 읽어낸다. 쓸만한 안장과 멀쩡한 두 바퀴가, 나 아직도 '일할 수 있단 말이오'라고 저녁 햇살에 번득이는 장면. 짧지만 강하고 인상적이다. 얼마전 한 경영자는 회식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 좀 느리게 천천히 갑시다. 빨리 승진하고 빨리 성과 내는 그런 조직이 반드시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축적된 역량과 지혜들을 오랫동안 발휘할 수 있는, 긴 호흡의 인사경영같은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진정한 경쟁력이 되도록 이끌고 싶습니다." 고증식의 문제 제기에 대한, 의미있는 답이 아닌가 싶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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