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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힐링캠프' 열린상담반… "안하무인 신입사원 어떻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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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안하무인인 신입사원이 있어요. 일은 잘 하는데 하고 싶은 것만 하려들고, 실수도 잦아요. 충고해도 소용이 없어요. 까마득한 후배 하나 단속 못한다는 생각에 화도 나고 자괴감을 느낍니다. 도통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요."(A팀장)

27일 오후 한국은행 본관 5층 열린상담실. 남몰래 속 끓이던 A팀장의 사연에 한은의 고민해결사 오경섭 차장이 해법을 내놨다. "그런 친구는 공감 능력이 떨어져 충고는 도움이 안돼요. 오히려 조언한 선배가 상처받게 됩니다. 이런 유형은 조직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고, 결국 중간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 심리 상담으로 거울보듯 본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달라져요. 본인은 지금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거든요."
이렇게 하루에만 10여명이 직접 찾아오거나 전화, 이메일로 고민을 털어놓는다. 긴급 SOS를 치는 직원이 있으면 지방 사무소로 방문 상담도 나간다. 조직 내 갈등부터 배우자와의 불화, 고부갈등, 자녀와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상담 주제엔 제한이 없다.

오 차장은 "나와 상대의 특성을 파악하면 관계가 극단적으로 틀어지는 일은 없다"면서 "모든 직원들이 고민이 있을 때 언제든 노크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얻어가는 조언은 아주 실용적이고 구체적이다. 오 차장은 "완벽주의 외톨이형 상사에겐 긴 배경 설명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부하 직원이 징징댄다 여길 수 있어서다. 반면 "감성이 예민한 가슴형 부하직원에겐 용기를 주는 말 한마디가 금전적 보상보다 낫다"고 했다.
2010년 8월 '고충상담반'으로 문을 연 이 곳은 한은 직원들의 정서적 해우소다. 종전에도 노조가 비슷한 조직을 뒀지만 "비(非) 노조원 포함 모든 한은 직원이 힐링받게 하자"는 김중수 총재의 제안으로 행내 정식 조직이 됐다.

운영은 설립 단계부터 함께한 홍정림 과장과 중간에 발탁된 오 차장이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상담심리자격 과정을 마친 전문가다.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에서 학위 과정을 밟는 중이다.

덕분에 상담 수준은 전문기관 못지 않다. 본인과 갈등의 상대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유형의 심리 검사를 통해 과학적으로 조언한다. 대학생들이 취업 진로를 택할 때 받는 성격유형검사 MBTI를 비롯해 태생적 기질을 파악하게 해주는 애니어그램, 근로자 지원프로그램이 준비돼있다. 정곡을 찌르는 심리 상담에 가끔 "참 용하다"는 말도 듣는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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