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처리 야무지게" 좌고우면 않는 소신행보
과거 수석부원장 시절 '존재감'이 거의 없던 것과 비교하면 확 달라진 모습이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그동안 2인자로서 역할을 수행한 것일 뿐, 사실 개성이 뚜렷한 분"이라는 평가다.
최 원장은 이와 관련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인사방향을 묻는 질문에 "내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하겠다"고 운을 뗀 후 "그동안 빛이 안 나는 과정을 거쳐 이 자리까지 왔다. 열심히 일만 했다"고 밝혔다. 좌고우면 않고 맡은 일에 열중하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최 원장은 "'각 권역의 주류니' '물 먹었느니'와 같은 말이 안 나오도록 하겠다"는 민감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요즘 금감원 내부에서는 '야무지게'라는 표현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다. 최 원장이 회의석상 마다 "일처리를 야무지게 하라"고 지시하면서부터다.
게다가 성격이 급해 무슨 일이든 단기간 내에 마무리 짓는 것을 선호한다. 저축은행 부서를 줄이고 상호금융ㆍ여신전문, 불공정거래 조사, 계열사 부당거래 감시, 서민ㆍ중소기업 부서를 강화하겠다는 조직개편안을 이미 마무리지었다는 전언이다.
그는 "필요한 부분만 정비하고 빨리 일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는 말로 특유의 급한 성미를 드러냈다.
최 원장이 갈 길은 멀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코드인 중소기업과 서민, 금융소비자보호와 관련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내놨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취임 열흘, 그의 말대로 책임의 무게를 확실히 느끼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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