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재정차관 열석발언권… 11일 금통위 주목
해석하기에 따라선 기획재정부와 한은의 신경전으로도 볼 수 있다.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미묘한 시점이라는 점도 한은의 보고서를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한은은 "2000년 이전에는 재정지출 1원을 추가할 때 정점 기준 GDP가 0.78원씩 늘었지만, 2000년 이후 GDP 증가폭은 0.44원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얼마를 쓸 것인가에 관한 논의 만큼이나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보다 질로 승부하라'는 한은의 일침은 추경 등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경기부양에 나선 정부를 머쓱하게 한다. 관가에선 한은이 최근 잇따랐던 금리인하 압박에 사실상 반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달 1일에는 여당 원내대표가 한은의 역할을 공개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와 중소기업에 대한 총액한도대출 한도의 인상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중수 총재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오랫동안 이자율이 낮아 나타나는 취약점"을 말하며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11일 금통위가 이런 기조를 유지할지 예단하긴 어렵다. 이날 처음 금통위에 참석해 열석 발언권을 행사하게 되는 추경호 신임 재정차관이 어떤 목소리를 낼지를 두고도 관심이 높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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