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공산주의 이념 강화 차원에서 홍색 관광을 지원해왔다. 서구 자본주의 수용 이후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민이 정체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고(故)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후난성(湖南省) 사오산(韶山) 소재 생가와 당 혁명의 근거지인 장시성(江西省) 일대를 대규모 관광단지로 개발했다.
중국 배우 우융탕은 턱 밑의 점 등 생전의 마오와 외모가 비슷하다. 말투와 걸음걸이도 마찬가지다. 그는 산시성(陝西省) 옌안(延安)의 한 야외극장에서 마오를 연기한다. 그가 마오 연기로 다달이 버는 수입은 1만위안(약 178만원)이다. 중국 민간 기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2만4556위안이니 4배 이상 많이 버는 셈이다.
당 혁명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 경제에 큰 도움도 되고 있다. 당 기관지들에 따르면 홍색 관광을 위해 수천㎞의 간선도로가 생기고 일자리 수백만개가 새로 생겼다. 신공항도 여럿 만들어졌다. 중국의 첫 핵실험 장소인 사막까지 조만간 관광지로 개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마오의 정책에 대한 당의 공식 평가는 70%가 '잘했다'이고 30%가 '잘못했다'다. 마오는 중국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중국 화폐에 마오의 얼굴이 인쇄돼 있다. 베이징(北京) 시내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마오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그러나 중국 재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개혁개방을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에 대한 향수가 더 강하다. 이들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덩을 꼽곤 한다. 개발의 기회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