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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커슨 GM 회장 '비상계획' 발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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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에 뒤통수치기?

-北리스크 강조로 인기 견제
-한국 GM 노조 힘빼기용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한국 직원들과 생산기지를 한국에서 옮기는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댄 애커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의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장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계획인데다 노동조합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애커슨 회장의 발언은 이례적이다.
재계는 애커슨 회장이 발언의 내용인 비상계획보다 발언으로 인한 파장을 통해 뭔가를 얻으려는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애커슨 회장의 발언 시점이 현대기아차의 미국내 리콜이 발표된 직후라는 점에서 현대기아차 공격용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한국GM노사가 지난해 생산기지 이전설 등으로 갈등을 겪어왔던 터라 한국GM 노동조합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대·기아차 견제용?=지난 2008년 이후 미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 견제용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2월에는 미국에서 누적 판매실적 803만9227대를 달성해 글로벌 '빅5'의 위상을 다졌다.

업계는 현지 언론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답변을 강요했다는 비판을 내놓으면서도 국산차 브랜드에게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애커슨 회장의 이번 발언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동차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외투기업이 나서서 불안감을 조장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은 폭탄발언이 국내 메이커에 새로운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리콜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지난 2일 미국 교통당국이 현대차 쏘나타 차종의 서스펜션 결함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선데 이어 지난 4일에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 판매한 13개 차종 186만9736대를 리콜키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리콜문제로 정신없는 상황에서 미국 자동차 브랜드 최고경영자가 대북리스크와 관련해 부정적인 발언을 내놔 당황스럽다"며 "이같은 발언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추가적인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차량 공급은 물론 부품 공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연간 두 자릿수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인한 수혜는 GM 등 미국 자동차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GM 노동조합용?=애커슨 회장의 이번 발언이 한국GM 노동조합을 길들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 중 최장기 파업에 들어가는 등 GM본사로서는 눈엣 가시였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철수론을 통해 노동조합을 압박,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노사협상 과정에서 합의가 수차례 불발로 끝나자 한국의 생산능력에 대한 신뢰도에 흠집을 냈다며 안정적인 생산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장에 물량을 배분할 이유가 없다는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그는 "우리가 생산하는 차종은 해외 타 기지에서도 생산이 가능해 더 이상 추가 파업을 수용할 능력이 없다"며 "잘못된 선택을 해서 1만70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면 아주 힘들어 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종학 한국GM 노동조합 대외협력실 실장은 "애커슨 회장의 발언은 한국GM 노조를 겨냥한 의도적인 발언이라고 본다"며 "산적해 있는 노사 문제와 관련해 회사측이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카드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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