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송승헌, 거침없는 매력 발산…어디까지?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남자가 사랑할 때'의 인기가 끊임없이 치솟고 있다. 사랑에 빠진 남자들이 거칠고 부드러운 극과 극의 모습을 오가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

1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7일 방송한 MBC '남자가 사랑할 때'는 11.4%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한 KBS 2TV '아이리스2'와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은 각각 9.7%, 5.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남자가 사랑할 때'가 쟁쟁한 경쟁드라마들을 한 자릿수로 추락시킨 데는 작품 자체가 지니고 있는 힘과 배우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함께 작용했다.

이 작품은 인생의 한순간 뜨거운 열풍에 휩싸인 남녀의 사랑을 그린 정통멜로드라마다.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는데 주효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갈등과 욕망, 배신을 그린 '치정 멜로극'이다.

출발 당시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무엇보다 주연배우 송승헌과 신세경의 연기력이 발목을 잡았다. 두 사람은 전작들을 통해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며 속앓이를 해야했다. 게다가 14살이라는 나이차 역시 걱정 어린 시선의 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첫 방송 직후 송승헌과 신세경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사채업자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거친 남자 송승헌과 밝지만 자존심이 세고 세속적인 여자 신세경은 드디어 자신에게 꼭 맞는 캐릭터를 찾은 듯 편안해보였다.

회가 거듭할수록 배우들의 매력은 빛을 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랑에 빠진 남자 한태상을 연기하는 송승헌의 활약이 엄청나다. 그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야성의 본색을 지니고 있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남자다.

지난 17일 방송에서 한태상은 여자친구인 서미도(신세경 분)가 다른 남자에게 기습 볼 키스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모른 척 했다. 강한 질투심을 안으로 삭혀야 했던 것. 뿐만 아니라 화가 난 미도를 달래기 위해 그가 선물한 팩을 얼굴에 붙인 채 사진을 찍어 전송하기도 했다.

거친 삶을 살아온 탓에 '모태 솔로'인 그는 인터넷을 통해 여자들이 좋아하는 행동을 검색해서 외우고, 매운 음식을 먹고 혀에 불이 나 괴로워하는 귀여운 남자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야수의 기질을 가졌지만 사랑 앞에서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 이런 태상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점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성격으로 긴장감을 선사하다가도, 이내 그답지 않은 행동들로 미소 짓게 하며 극에 몰입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 것.

그러나 한태상을 연기하는 배우가 송승헌이 아니었다면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태상은 복합적인 면모를 지녔지만 조금은 진부한 캐릭터로 전락할 수도 있었던 게 사실.

하지만 '송승헌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캐릭터에 녹아든 그 덕분에 태상의 매력도 거침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완벽한 얼굴에 비해 다소 부족한 연기력을 지녔다는 평을 얻어야 했던 송승헌. 마치 신데렐라가 잃어버린 구두 한 짝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태양의 여자'와 '적도의 남자'를 집필한 김인영 작가의 작품이다. 향후 주인공들의 보다 복잡한 애정관계를 그릴 예정. 각각의 캐릭터는 방송 초반에 보여준 모습과 달라지고 엇갈린 사랑 역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낼 전망이다.

멜로 연기에 한껏 물이 오른 송승헌이 앞으로 어떤 매력을 발산할 지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