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 부회장들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를 찾아 경제민주화 입법의 속도조절을 요구했다.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은 "법안을 만들 때 당초 달성하는 목적이 있지만 때로는 그 목적과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며 심도 있는 검토를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하도급법 같은 경우 많은 중소기업이 대상에 포함되고 효과도 부족하다"며 "좀 더 심도 있게 피해보는 산업, 기업들에 대해 검토해달라는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이동근 부회장은 "사실 국제적이나 국내적으로 한편 투자와 고용이 아주 중요하다고 하는데, 정치권에선 경제민주화나 복지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며 "경제계 입장에선 대내외적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차후 경제성장을 통해 복지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나 정무위원회에서 기업에 부담을 주는 법안이 충분히 논의를 거치지 않고 상정되는 경우가 있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기업에 대한 규제는 국제 기준에 맞춰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기중앙회 송재희 부회장은 "큰 틀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유해물질 규제나 고용·노사 관계에 대한 부분이 일시적으로 추진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은 "경제민주화는 대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라며 "(경제계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서 대기업도 살리고 중소기업도 살리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제5단체 부회장단은 이날 새누리당 방문에 앞서 경제민주화 논의가 진행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면담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박 의원 측은 "경제5단체에서 제대로 약속도 잡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면담을 요구했다"며 거절했다. 이들은 결국 법사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을 만나 경제계 입장을 전달하는 것으로 일정을 대체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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