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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튼-이청용에 닥친 가혹한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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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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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운명이라기엔 지나치게 가혹했다. 볼튼이 2년 연속 거짓말 같은 운명의 희생양이 됐다. 이청용(볼튼)의 향후 행보 역시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볼튼은 4일(이하 한국시간)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13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 46라운드 최종전에서 블랙풀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설마했던 최악의 상황, 현실이 되다
이날 전까지 볼튼은 승점 67점(골득실 +8)으로 6위, 3~6위가 치르는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에 걸쳐있었다. 복잡한 경우의 수까지 더해졌다. 7위 노팅엄 포레스트(승점 67·골득실 +5)와 8위 레스터 시티(승점 65·골득실 +22)와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노팅엄 포레스트와 레스터 시티는 최종전에서 맞대결까지 펼쳤다.

만약 볼튼이 패할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조건 좌절됐다. 노팅엄 포레스트-레스터 시티 경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점에서 밀리기 때문. 볼튼이 비기더라도 두 팀의 승패가 갈리면 볼튼은 7위로 떨어지게 됐다. 노팅엄 포레스트와는 승점이 같았고, 레스터 시티는 골득실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는 탓이었다.

결국 해답은 승리였다. 안방에서 열리는데다 상대는 블랙풀. 리그 15위로 승격이나 강등과는 무관했다. 경기에 임하는 동기부여 자체가 달랐다. 이청용의 블랙풀전 좋은 기억도 기대감을 부풀렸다. 지난해 11월 리그 16라운드(2-2 무)에서 블랙풀을 상대로 시즌 2호 골을 뽑아낸 바 있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전반 21분 매튜 필립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것. 반대쪽에선 노팅엄 포레스트가 전반 3분 만에 골을 넣었다. 실시간 순위에서 볼튼은 7위로 추락했다. 조급한 마음은 화를 불렀다. 전반 35분 루도비치 실베스트레에게 추가골까지 헌납하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0-2 상황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볼튼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몰아치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반 47분 크리스 이글스의 만회골이 터졌고, 불과 2분 뒤 크랙 데이비스가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열기에 휩싸였던 리복 스타디움은 금세 다시 차분해졌다. 같은 시각 레스터 시티의 역전 소식이 전해졌다. 전반 24분과 43분 연속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렇다 해도 볼튼의 7위 추락은 변하지 않았다. 볼튼에겐 여전히 한 골이 더 필요했다.

후반 들어 볼튼은 역전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블랙풀도 만만찮은 기세로 치열한 공방에 나섰다. 바로 그 때 낭보가 날아들었다. 노팅엄 포레스트가 동점골을 터뜨렸다는 내용. 볼튼은 다시 6위에 복귀했다. 이대로만 경기가 끝나면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낼 수 있었다. 관중석엔 술렁임과 간절한 기도가 넘쳐났다.

하늘은 끝내 볼튼을 외면했다. 블랙풀과의 경기가 2-2로 마무리될 즈음, 청천벽력 같은 레스터 시티의 역전극을 전해 들었다. 레스터 시티는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결승골로 3-2를 거뒀다. 경기 종료 몇 분을 남겨두고 볼튼의 승격 희망도 물거품처럼 사라진 것. 결국 볼튼은 레스터 시티에 골득실에 뒤져 7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또 다시 운명의 희생양으로
마치 데자뷰 같은 상황이었다. 볼튼으로선 2년 연속 최종전에서 운명이 뒤바뀌었다. 지난 시즌 스토크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최종전. 볼튼은 승점 35점으로 17위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승점 37)에 간발의 차로 뒤져 있었다. QPR의 최종전 상대는 리그 우승을 다투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QPR이 패하고 볼튼이 이기면 순위표는 뒤바뀌었다. 충분히 희망을 걸어볼만 했다.

하지만 볼튼은 후반 35분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2-2 무승부에 그쳤다. QPR이 맨체스터 시티에 종료 직전 2-3 역전패를 당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볼튼은 승점 1점 차로 11년 만에 2부 리그로 강등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1년 뒤, 볼튼은 또 다시 마지막 순간 눈물을 삼켜야 했다.

시선은 이청용에게 모아진다. 예기치 못한 장기 부상에 볼튼의 강등을 지켜 볼 수밖에 없었고, 복귀 후엔 기다려준 팀의 승격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결과는 허무한 2부 리그 잔류. 이제 그에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2년 연속 2부 리그에서 뛰는 건 그의 경력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볼튼과 챔피언십 '킥 앤 러시'와 피지컬 위주 플레이도 궁합이 맞지 않는다. 이적이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선택은 이청용 본인에게 달려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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