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69표의 경고'
최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당청간 보이지 않는 장막을 열어서 민심의 고속도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앞장서서 견제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 이주영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정운영 뒷받침하는 역할에 무게를 뒀던 그동안의 모습과는 달랐다.
이 같은 변화는 경선이 의외의 박빙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결과조차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초 최 원내대표는 일찌감치 승리를 자신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뜻하는 '박심(朴心)'을 등에 업고 '대세론'은 물론 '추대론'까지 나오는 형국이었다. 특히 새누리당은 비박계와 쇄신 성향 의원 20~30여 명을 제외하고 친박 일색으로 구성됐다. 다수가 친박계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되는 78명의 초선의원의 표심도 양분됐다.
◆ 민주 전병헌, 존재감 회복·安견제 과제
전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6월 임시국회다. 그는 경제민주화 입법의지를 강조하면서 "쇠는 달궈졌을 때 치고 불은 타고 있을 때 장작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서는 상임위를 통과하고도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린' 프랜차이즈법',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 '금융정보분석원(FIU법) 등의 처리가 급선무다. 그러나 최경환 원내대표는 속도조절, 완급조절에 나설 태세다. 전 원내대표는 "국민들의 고통을 치유하는데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건 무책임하고 안일한 발상"라고 정면 비판해 정면충돌이 예고된다.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 강조해온 '노동과 임금 의제'도 관심사다. 그는 "노동과 임금을 노조에게만 맡겨두지 않겠다"면서 "임금문제를 국민의 절대다수 문제로 만들겠다"고 소신을 밝혀왔다.
안 의원과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전 원내대표는 원내에서 안 의원과 민주당과 정책적 협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10월 재·보선에 대해 함께 가야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안 의원과 독자세력화에 대해 "재·보선까지 5개월이 남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 "한국 사회는 매우 역동적이어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의원측은 독자세력화를 고집하고 있다.
'계파 갈등 해소'는 해묵은 숙제다. 전 원내대표는 이번 경선에서 범주류인 정세균계와 비주류의 지원에 힘입어 당선됐다. 전날 경선 1차 투표에서 전남 광양 출신인 우윤근 의원에게 50대 47표로 밀렸지만 결선투표에서 재석 125명의 의원 중 68표를 얻어 56표를 얻은 우 의원을 눌렀다. 3위로 탈락한 비주류계인 김동철 의원을 지지한 표 27표 중 21표가 결선 투표에서 전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 의원을 지원한 호남·친노·486 세력과 전 의원을 지원한 비주류간의 해묵은 갈등이 드러난 것이다. 당 관계자는 "당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친노·호남과 거리를 두고 반쪽 정당으로 가면 6월 국회에서 민주당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