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란 '남자'라는 골퍼와 '여자'라는 코스가 합쳐져 만들어낸 게임이다.
골프와 섹스의 공통점은 넣으려는 공격자와 받아들이는 수동자가 일치할 때 심금을 울리는 '땡그랑'소리가 울려 퍼진다. 두 종목 모두 구멍(?)에 넣는 흥미 있고 유쾌한 게임인데다가 홀을 중심으로 환희와 좌절 그리고 한탄 등 백팔번뇌가 교차한다. 홀 사이즈를 108mm로 만들어 놓은 것도 절묘하게 일치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환상적인 극치를 경험하지 못하고 매번 짧은 퍼트로 공이 홀 앞에 서는 마음 약한 골퍼도 많다. 홀에 미치지 못하면 공이 홀에 들어갈 기회조차 없어 '네버업(never up), 네버인(never in)'이라는 명언까지 탄생했다. '남성의 성기(cock)가 발기(erect)되지 않으면 여성의 홀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로 변용되기도 한다. 물론 여성 골퍼와 라운드하면서 이 말을 반복하면 추방당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미국인들은 퍼트가 짧은 골퍼를 두고 "You are a chicken(너는 겁장이구나)!"이라며 '겁이 많은 닭'에 빗대어 놀리기도 한다. 한국 골퍼들이 자주 사용하는 '공무원 퍼팅'에 해당하는 말이다. 이런 문장 역시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니면 모멸감을 줄 수 있으니 윗사람이나 연장자에게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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