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는 종류에 따라 형태가 다르고 몸길이도 0.1mm 이하의 작은 것부터 1cm 이상까지 다양하다. 한 번 숙주에 달라붙으면 '강력 본드'로 붙인 것처럼 피부에 몸의 일부를 박은 뒤 오랫동안 피를 빨고, 이 과정에서 여러 병원체를 전파한다. 특별한 치료법이나 예방 백신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함께 진드기 매개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1~2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감기 증상 비슷하게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앓게 된다. 이후 설사가 나거나 근육통이 심해지고 의식이 떨어지는 뇌 증상을 보인다.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다가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재갑 교수는 "SFTS 증상은 독감이나 식중독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증상과 초기증상이 유사하여 쉽게 감별해내기 어렵다"며 "야외활동 후 열이나 구토, 설사의 증상을 보이면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발생하는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의 병원체는 'orientia tsutsugamushi'라는 리케치아(세균의 일종)로, 털진드기에 의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털진드기는 집쥐, 들쥐와 같은 숲이나 시골의 설치류에 기생하는데 유충이 사람을 물러 병을 전파시킨다. 이 병원 연중 발병되나 90% 이상이 늦가을인 10~11월 주로 많으며 주로 고열, 두통, 반점상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고령자의 경우 드물게 쇼크, 호흡부진, 신부전, 의식저하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합병증 없이 치료가 끝난 후에도 전신 쇠약감, 근육통이 수개월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림진드기가 원인이 되는 진드기 매개 뇌염= 진드기 매개 뇌염은 진드기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4~11월 사이에 농촌에서 자주 발생한다. 지역마다 바이러스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유럽, 러시아, 중앙아시아가 주된 발생지역이다. 진드기 매개 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며 살균되지 않은 염소젖, 양젖, 우유로 인해 감염되기도 한다. 또 수혈, 장기이식, 모유수유를 통해 전파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진드기 매개 뇌염 환자가 보고된 적이 없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7~14일 정도의 잠복기 동안 대부분 증상이 없다. 발병 초기에는 발열, 권태감, 식욕부진, 근육통, 두통, 오심, 구토의 증상이 발생한다. 이후에는 발열, 두통, 경부 강직, 기면, 혼돈, 감각장애, 마비 등 중추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환자의 30~60%에서 장기적 혹은 영구적인 경련·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남을 수 있고 10~20%의 환자는 신경학적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이 질환 역시 지금까지 특별한 치료법이나 치료약이 없다. 따라서 발생 국가를 여행할 때에는 기피제를 사용하고 방호복을 착용해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진드기 매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이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고 눕거나 잠을 자지 않는다.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해 햇볕에 말린다.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않는다.
▲밤 따기나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 긴 소매와 양말을 착용한다.
▲작업 또는 야외활동 후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한다
▲작업 또는 야외활동 작업복, 속옷, 양말 등은 바로 세탁한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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