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내 방산수출 규모는 지난해 23억달러. 2004년 1억달러에 불과했던 수출규모는 해마다 늘어 올해 30억달러를 내다보고 있다. 수출대상국도 2006년 47개국에서 2012년에는 74개국으로, 수출방산기업 수도 2006년 47개에서 2012년 116개로 대폭 늘어났다. 최근에는 남미 시장에도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남미시장의 거점으로 불리는 페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페루시장의 가능성을 보기 위해 지난 15일 페루 방산전시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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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돔으로 만들어진 전시장으로 들어서니 크고 작은 무기 모형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시회에 촘촘히 부스를 마련한 업체는 26개국 120개사. 이중 한국기업은 대우조선해양,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삼성탈레스, 삼성테크윈, 이오시스템 등이 참여했다.
페루 수출의 첫발을 내디딘 KAI도 부스를 설치했다. KAI는 KT-1 20대(2억불)를 페루에 수출하기로 하고 4대는 한국에서, 16대는 리마에 위치한 '세만(Seman)' 항공회사에서 최종조립하기로 했다. 특히 절충교역을 통해 계약당시 공동생산, 세만 항공회사 공장의 개보수작업, 시뮬레이터, 무인항공기(UAV)기술 이전 등을 약속한 바 있다.
KAI 윤태홍 해외수출본부장은 "그동안 원조만 받았던 페루가 처음으로 무기를 구입했다는 점외에도 한국 최초로 정부 간 거래(G2G) 첫 거래를 성사시켜 방산수출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KAI부스를 방문한 페루공군 차라하 로돌포 대령은 "한국 훈련기의 기술수준은 이미 알고 있다"면서 "KT-1 수입을 계기로 페루의 전문 기술 수준도 향상 시킬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KAI의 부스를 자세히 보니 빨간색과 하얀색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페루의 국기를 연상케 했다. KAI관계자는 "전시회에 설치된 모형과 부스는 추후 세만 항공사 정문에 그대로 옮겨 설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페루는 칠레, 에콰도르 등 5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중 칠레와 마주보고 있는 남부지역은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페루는 이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남부사령부에 전자전을 대비한 전력을 올해 배치할 예정이다.
이날 부스를 찾은 페루 무관들도 전자전에 대해 궁금한듯 한국직원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페루의 전자전 체계도입은 LIG넥스원의 체계가 유력기종으로 손꼽고 있다. LIG넥스원의 전자전체계는 적통신정보수집장비(ES)3대, 전자공격장비(EA)2대, 지휘통제장비 1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LIG넥스원 부스의 직원들은 "이스라엘사와 경쟁해도 가격면에서 유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LIG넥스원은 1억 500만달러의 전자전체계뿐만 아니라 4100만달러규모의 신궁수출도 협상중이다. 신궁은 전투기와 헬기를 격추시키는 지대공 미사일이다.
LIG넥스원 이효구 사장은 "한국군에서도 운용중인 전자전체계는 이미 해외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남부사령부외 4개사령부도 전자전체계를 도입할 경우 방산 수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방산기업중 통신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탈레스도 페루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삼성탈레스는 1억달러규모의 C4I체계계약을 추진중이다. 여기에 장거리 열상장비, 함정의 레이더, 열상추적장비 등 전투체계도 유력 수출품목이라고 한국 직원은 들려줬다. 삼성테크윈도 K-9자주포와 K-10을 내세워 페루시장을 겨냥했다.
야간투시경을 전시한 이오시스템도 각오가 남달랐다. 야간투시경은 이미 콜롬비아에 수출된 바 있다. 여기에 정부군과 좌익 게릴라 조직과의 소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페루시장에도 수출가능성이 높다. 야간투시경은 현대전에서 야간시야와 시가전 작전능력 확보에 필수적인 방산품목이다.
이오시스템 신동한 상무는 "대기업 중심으로 방산수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조준경 분야만큼은 남미의 틈새시장을 선점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전시회를 둘러보고 한국에 오려니 좀 답답했다. 한국에서 페루 리마까지는 아직 직항편이 없다.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을 거쳐야 한다. 비행시간만 총 18시간 이상 걸린다. 하지만 방산기업들이 리마에서 수출을 위해 뛰어다니는 열정을 보니 곧 이웃나라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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